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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주가로 본 참여정부
입력2004-09-22 16:54:02
수정
2004.09.22 16:54:02
권성철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
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른 감이 있지만 세상에 온갖 평판이 난무하니 미친 척하고 한번 끼어들어 보자. 증권맨에게 수사적인 정치용어는 어울리지 않기에 ‘주가와 치적의 상관관계’로 풀어보기로 한다.
노태우 대통령 이후 매 5년마다 바뀐 대통령의 재임기간 중 주가 움직임은 어떤 모양을 그렸을까.
첫 5년은 대략 이렇다. 지난 88년 500포인트 근처에서 시작한 종합지수는 이듬해 4월 1,000포인트를 넘은 후 하락세로 접어들어 92년 8월에 반 토막이 나고 말았다.
문민정부의 주가 역시 비슷한 포물선을 그렸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좀더 드라마틱했다는 것이다. 93년 초 600포인트 근처에서 94년 11월 1,100포인트까지 치솟아 기염을 토했으나 그 후는 날개 없는 추락 그 자체였다.
외환위기를 맞은 97년 말 300포인트를 위협하기에 이르렀고 마침내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 다음해 6월에는 277포인트를 기록했다. 이후 2000년 1월 1,000포인트를 잠시 재탈환하기도 했지만 2002년 끝 무렵에는 원점으로 회귀했다. 결국 전직 대통령 각 5년의 주가는 예외 없이 1년 반 내지 2년간 올랐다가 속절없는 내리막을 탔던 것이다.
노무현 정부는 어떤가.
다 기억하는 대로 지난해 3월 500포인트에서 올 4월 900포인트까지 솟았다가 지금은 800포인트 위에서 숨을 고르고 있다. 얼마나 더 갈지, 남은 재임기간 중 행보가 어떨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취임 후 지금까지의 주가 움직임은 앞선 세 번의 사이클과 다른 점을 찾을 수 없다. 적어도 투자자들의 판단으로는 어느 신문 칼럼이 주장한 것처럼 ‘이대로 가다가는 망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그런 상황은 아닌 듯싶다.
요즘 ‘주가를 받치는 것은 외국인 아니냐’라고 반문할 수 있다.
맞는 말이다. 지난해 13조원 어치도 모자라 올해 벌써 14조원 어치를 사 모았다. 이를 김영삼 정부 5년의 10조원, 김대중 정부의 23조원과 비교해보라. 투기세력이 일부 가담했다손 치더라도 내일 망할지 모르는 나라에서 있을법한 현상은 아니지 않는가.
주식을 애써 외면하는 국내투자자가 옳은지, 게걸스럽게 주워삼키는 외국인투자자가 옳은지는 시간이 답을 줄 것이다. 문제는 답을 안 후에는 후회해도 소용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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