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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지진해일 경고 거듭 묵살

미국의 저명 지질학자가 작년 7월부터 초대형 지진해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거듭 경고했으나 인도네시아 정부 당국자들이이를 무시했다고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10여년간 인도네시아 지질학을 연구해온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의 케리 시(Sieh)교수는 작년 7월 초대형 지진해일 발생 가능성을 인도네시아 정부 당국자들에게 알리는 한편 섬 지역에 5천여장의 경고문과 지진해일 대피 요령을 담은 책자를 만들어배포했다. 이 지역은 모두 이번 참사에서 큰 피해를 낸 곳이다. 시 교수는 이어 교회와 학교를 돌며 지역 주민들에게 지진해일에 대해 경고하고 해안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사할 것을 권고했다. 그는 지난달 대피 요령 교육을 확산시키는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관리들과 만날 예정이었으나 관리들이 "예산이 없다"며 일방적으로 약속을 취소했다. 시 교수는 2주 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관련 학회에서도 인도네시아에 대형 해저지진으로 초래된 해일이 닥칠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주목받지 못했다. 자신이 예고한 대재앙이 발생한 뒤 시 교수는 "누구도 지진을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인도네시아 인근은 지진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은 곳"이라면서 "우리는 언젠가 지진해일이 발생할 것이고 천문학적인 피해가 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인도네시아 관리들은 이를 묵살했다"고 말했다. 10년 전 인도네시아 서부 화산섬 무리 멘타와이 제도에 지진해일 관측소를 설치한 시 교수는 그간의 기록을 바탕으로 이번 남아시아 대지진해일을 정확히 예측했다. 그는 작년 샌프란시스코 학회에서 "대형 지진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추가 지진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밖에도 미국 하와이 소재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PTWC)로부터 지진 발생 직후 "해저에서 대지진이 발생해 해일이 발생할 것"이라는 e-메일을받았지만 이를 무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더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PTWC는 지진 발생 20분만에 긴급 전문을 보냈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사전에 보내진 이 경고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PTWC는 인도네시아 당국자들이 사전 경고를 소홀히 처리했던지 아니면 묵살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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