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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의 정권교체 인도를 가다] "불확실성 줄고 잠재력 무궁무진 한국 제조기업 印진출 고려해야"

■ 이준규 인도주재 한국대사


"모디 정부가 들어서면 인도에서의 사업 불확실성이 줄어들 게 확실합니다. 한국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인도 진출을 고려해야 할 시점입니다."

이준규(사진) 인도 주재 한국대사는 20일 뉴델리 차나키아푸리 지역에 위치한 주인도 한국공관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여러 불확실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도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시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인도는 전체 12억 인구의 절반 이상이 25세 이하로 값싼 노동력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다 전체 인구의 30%에 해당하는 중산층 가정의 가처분 소득도 빠르게 늘고 있어 내수시장으로서의 잠재력도 크다. 친기업적인 나렌드라 모디 신임 총리의 등장으로 인도의 각종 규제장벽도 완화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 대사는 "인도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제조업 육성에 목을 매고 있다"며 "현재 인도에서의 제조업 비중이 전체 경제의 15%에 불과한데 이는 무궁무진한 사업 기회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사는 우리나라의 인도 진출이 일본에 뒤처져 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실제 일본의 대인도 외국인직접투자(FDI)액은 2000년대 들어 지난해 10월까지 150억달러에 달해 대표적인 조세회피처인 모리셔스·싱가포르를 제외하고는 영국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12억달러에 그쳤다. 일본의 이 같은 인도 투자 확대는 그 경제적 가치 외에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지정학적 포석이 깔려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바로 옆에 있는 중국에만 의존하다 보니 시장 다변화에 관심이 없다"는 게 이 대사의 설명이다. 그는 "인도는 '올 것인가 말 것인가'를 가지고 망설일 수준의 시장이 아니다"라며 "되도록 빨리 진출해 장기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면 분명히 그 보상이 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사는 인도 주재 해외 공관장들 가운데 모디를 직접 만나본 몇 안 되는 인물이다. 구자라트 주총리 시절의 모디와 대화를 나눈 경험이 있는 이 대사는 "모디가 한국의 발전 경험을 배우고 싶다는 뜻을 밝히는 등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며 "한·인도 관계에 있어서도 모디의 집권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관세율 인하 부분 등에서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한·인도 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의 재협상 문제에 대해 "새로 정부가 구성되면 실무 회담부터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OTRA가 인도 라자스탄주와 추진 중인 인도 내 한국 전용공단에 대해서도 이 대사는 "기본 합의가 다 돼 있는 상황에서 부지매입 등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 역시 (모디 취임 이후) 본격적으로 사업 추진이 될 것"이라며 "이 공단을 활용하면 한국 기업들이 공장 부지를 찾는 데 어려움을 덜 수 있을 뿐 아니라 정부 개런티(보증)로 인한 절차상 편의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모디의 집권당인 인도국민당(BJP)은 이번 총선에서 인도 정치 역사상 30년 만에 처음으로 단독 과반을 확보하는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이 대사는 예상을 뛰어넘는 모디의 압승에 대해 "경제개혁을 비롯한 여러 정책들을 결단력 있게 추진해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12억 인도 전체의 국론을 결집하는 데도 상당한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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