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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리 조정폭 '마이크로스텝' 검토할 만하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조정폭인 25bp(1bp=0.01%포인트)에 대한 회의론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저금리 시대를 맞으면서 논의가 한층 가열되는 양상이다. 6일 서울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최근 한은에서는 해외 중앙은행의 금리조정폭과 영향 등을 담은 기초자료 조사에 착수했을 뿐 아니라 금융통화위원들 사이에서도 보폭 축소를 주장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사실 '베이비스텝'으로 지칭되는 25bp의 조정폭은 옳다 그르다 일도양단하기 어려운 문제다. 무엇보다 현행 경제 시스템이 25bp 조정을 전제로 짜여 있어 급격히 변경하기에는 난점이 있다. 한은이 1999년 금리목표제를 도입한 후 줄곧 베이비스텝을 불문율처럼 유지해온 것도 이 원칙이 흔들릴 경우 오히려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울 우려가 있어서였다. 하지만 사상 초유의 금리 1%대 시대인 지금은 상황 변경의 이유가 보다 뚜렷해졌음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베이비스텝을 탈피해 10bp로 보폭을 조정한 것도 저금리 현실을 반영한 선택이었음을 알아야 한다.

더구나 베이비스텝도 1990년대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00bp의 조정폭을 4등분해 경기대응 능력을 높이자는 아이디어에서 나온 게 아닌가. 20년 전 고금리 시대에 미국에서 정해진 것이 25bp의 스텝이라면 이제는 우리 현실에 맞는 스텝이 무엇인지 스스로 따져볼 때가 됐다. 물론 현행 베이비스텝으로도 경기조절 효과가 충분하다면 유지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25bp가 베이비스텝이 아니라 '자이언트스텝'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 지 이미 오래인 만큼 한은은 '마이크로스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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