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37·KDB금융그룹)의 그랜드슬램도, 미셸 위(25)의 메이저대회 첫승 도전도 10대 소녀의 질주에 막혔다. 올해 '챔피언의 호수'는 19세 알렉시스 톰슨(미국)을 택했다.
톰슨은 7일(한국시간) 캘리포이나주 란초 미라지의 미션힐스CC(파72·6,788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보기 없는 무결점 플레이로 4타를 줄여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톰슨(최종합계 14언더파)과 맞대결한 재미교포 미셸 위는 3타 차 2위(11언더파)에 올랐고 박세리는 공동 4위(6언더파)로 마감했다.
◇건재 과시한 박세리=명예의 전당 회원인 박세리는 16년째 출전한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도 우승을 아쉽게 놓쳤다. 메이저 5승을 포함해 LPGA 투어 통산 25승을 거둔 그는 4개 메이저대회에서 1승 이상씩을 올리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또 미뤘다. 2타 차 3위로 출발해 역전 우승을 노렸으나 2타를 잃고 말았다.
하지만 아쉬움과 함께 기대감도 발견한 대회였다. 직전 대회인 KIA 클래식 6위에 이어 2개 대회 연속으로 톱10에 입상했다. 영원한 코치인 아버지 박준철(67)씨와 함께 3주 전부터 백스윙을 간결하게 한 시도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왼손을 아래쪽으로 위치시키는 역그립 퍼트도 예리해졌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 욕심이 있었고 아쉽다"고 속내를 드러낸 박세리는 "제2의 전성기를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박세리는 9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그랜드슬램에 재도전한다.
◇메이저 퀸 오른 톰슨=각종 최연소 기록을 써냈던 톰슨(19세1개월)은 2007년 이 대회 우승자 모건 프레셀(미국)의 당시 18세10개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어린 여자골프 메이저 챔프가 됐다. LPGA 투어 통산 4번째 우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한 톰슨은 세계랭킹 6위로 올라서며 미국의 차세대 에이스 자리를 확실히 꿰찼다. 12세에 US 여자오픈 본선에 역대 최연소로 진출했던 그는 2012년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7)가 등장하기 전까지 LPGA 투어 최연소 우승자(2011년 나비스타 클래식·당시 16세7개월)였다.
톰슨의 아버지 스콧은 톰슨의 어머니 주디가 처음 결혼했던 남편 커트의 동생이다. 커트가 1983년 스키 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 형수와 조카를 돌보던 스콧이 형수와 결혼했고 두 사람은 1995년 톰슨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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