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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덕수 총리의 규제철폐 약속 꼭 실천되길

한덕수 국무총리가 서울경제 창간 47주년 특별 인터뷰에서 “5,500건에 달하는 정부 규제를 전경련과 터놓고 협의해 불가피한 것을 제외하고는 대폭 없앨 계획”이라고 밝힌 것은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 정부는 기회 있을 때마다 규제철폐를 다짐했으나 대부분 립서비스로 끝났을 뿐 체감할 수 있는 규제완화 등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번만은 한 총리의 다짐이 실천으로 옮겨지기를 기대한다. 이번에 기대를 갖는 것은 “정부의 모든 규제에 대해 전경련 측에 검토의견을 달라고 의뢰했는데 작업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 않고 이번주부터 중간중간 협의해 규제를 풀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높이 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정부가 수없이 규제철폐 등을 약속했으나 절차에 구애 받지 않고 실천하겠다고 한 것은 처음이다. 한 총리가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더 클 수밖에 없다. 한국은 ‘규제천국’이다. 규제가 줄어들기는커녕 지난 2000년보다 13.3%나 증가한 것은 정부도 인정하고 있다. 정부의 규제완화 노력이 헛바퀴를 돌았다는 증거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까지 “규제가 서비스업의 생산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비판했을 정도다. 정부는 기업환경종합개선대책을 마련했으나 내용은 실망스러운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밥그릇을 지키려는 부처이기주의 때문이다. 현재 성장통을 앓고 있는 우리 경제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규제철폐 등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매년 1,800개 이상의 기업이 해외로 떠나고 있다. 상반기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우리 해외 투자의 3분의1인 33억달러 수준으로 급감했다. 규제가 가장 큰 원인이다. 우리와 달리 전후 최장의 르네상스기를 맞고 있는 일본 경제 회복의 일등공신으로 정부의 과감한 규제완화 및 철폐가 꼽히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한 총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부처이기주의 타파다. 총리로서 지도력을 발휘하는 수밖에 없다. 한 총리의 규제철폐 다짐이 이번에는 열매를 맺어 한국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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