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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총리후보 문창극] 3자 시각서 관피아 척결·공직사회 혁신… 지역안배도 고려

■ 발탁 배경은<br>부처 이해관계 얽매이지 않고 국가개조<br>야권·국민통합 한계… 행정경험 없어 약점


박근혜 대통령이 언론인 출신인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을 신임 국무총리에 내정한 것은 '제3자'의 시각에서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 공직사회 혁신 등 국가개조를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박근혜 정부의 요직이 부산경남(PK) 출신으로 채워지고 있다는 국민들의 우려를 받아들여 충북 청주 출신의 총리를 내정한 것은 지역안배를 고려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여권 일각에서 정치성향과 정파를 떠나 야권에서도 총리 인물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보수 성향의 언론인 출신을 발탁한 것은 '편향인사'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비(非)관료가 관료개혁 이끈다=박 대통령이 문 내정자를 신임 총리에 발탁한 것은 '깜짝 인선'으로 받아들여진다. 문 내정자는 후임 총리 하마평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던 인물로 여권에서도 '참신하다'는 반응과 함께 '다소 의외'라는 평가가 엇갈린다.

문 내정자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관피아 척결, 과거 적폐 해소, 공직기강 확립 등 국가개조를 이끄는 임무를 맡게 된다. 관료나 법조인이 고위공무원 임명 과정에서 낙하산 인사, 전관예우, 고액 수임료 등의 논란에 휘말려 낙마하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언론인 출신을 기용해 국가개조에 힘을 싣겠다는 것이다. 비관료가 정부 부처의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관료사회 개혁의 선봉장에 나선다는 의미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관료나 법조인 대신 언론인 출신을 임명한 것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시각에서 국가개조를 이끌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며 "부처 이기주의에 휘둘리지 말고 일관되고 강력하게 관료사회 혁신에 나서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문 내정자가 그동안 정부 정책과 사회 전반을 살피며 여론 형성의 역할을 담당해왔다는 점에서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와 여권에 이반된 민심을 정확히 꿰뚫어보고 이에 맞게 국정을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지역안배도 고려됐다. 박근혜 정부의 주요 인사들이 PK 출신으로 채워지고 있다는 비판이 강하게 일고 있는 만큼 충북 출신인 문 내정자를 발탁해 '탕평인사'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보여줬다.

특히 새누리당이 6·4지방선거에서 충청권 광역단체장 4석을 모두 야당에 내주고 완패한 후 전통적 캐스팅보트 지역인 충청권의 인사를 중용해야 한다는 여권 내 목소리가 커진 것도 문 내정자를 낙점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보수 성향 인물 발탁은 한계=이번 총리 인선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문 내정자는 정치성향이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약속한 '국민통합'을 위해서는 야권에서 유능하고 탁월한 인물을 발탁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박 대통령은 보수 논객을 후임 총리로 내정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이반된 민심을 추스르고 국정운영 추진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야권에서도 폭넓게 인재를 구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기대가 높았지만 결국 보수 성향 인물을 택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논조가 보수적인 칼럼을 썼던 인물을 총리로 임명하는 것은 국민통합 차원에서 문제가 있는 인선"이라며 "앞으로 국정운영에 있어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은 '장고(長考) 끝에 악수(惡手)'라고 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문 내정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칼럼에서 "자연인으로서 가슴 아프고 안타깝지만 공인으로서 그의 행동은 적절치 못했다. 그 점이 그의 장례절차나 사후 문제에도 반영돼야 했다"며 노 전 대통령의 장례가 국민장으로 치러지는 것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2010년 3월에는 당시 지방선거의 주요 쟁점이던 무상급식과 관련해 '공짜 점심은 싫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무료 급식은 사회주의적 발상이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고 싶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문 내정자가 현장경험이 없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공무원 사회 개혁, 경제혁신3개년계획 추진, 규제완화 등 굵직한 국정과제를 일관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현장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문 내정자는 이를 결하고 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자신만의 국정운영 색깔을 지니지 못한 채 경제관료와 행정공무원들에게 휘둘리며 중심을 잡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야당과의 소통에도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인선은 국민통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보수적인 정치성향만 강조한 인선"이라며 "박근혜 정부가 야당과 소통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이 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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