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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하나의 폭탄, 생업전선의 고령자들

50대 중반부터 60대 중반 연령대의 경제활동 참가비율이 점점 높아지면서 지난해에는 63.7%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에 올랐다고 한다. 공식 통계에서 생산가능인구(15~64세) 중 최고령층(55~64세)으로 분류되는 연령대이다.

이들의 경제활동이 늘어나는 데는 각각의 사유가 있겠지만 대부분은 생계대책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취미생활이나 하는 안락한 노후를 보낼 자금여력이 안 돼 생활전선에 뛰어드는 것이다. 나이 들어서도 또다시 일터를 갖는 것은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그것이 당장의 생활비, 자녀 학자금 등 생계에 쫓겨 하는 것이라는 데 문제가 크다. 더욱이 이들 대다수가 양질의 일자리보다 주유소ㆍ퀵서비스ㆍ슈퍼ㆍ음식점 등에서 일용ㆍ임시직으로 일하며 노동인권의 사각지대를 전전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 연령층은 1970~1980년대 산업역군으로 나라 경제의 초고속 성장을 견인해온 주역이지만 정작 자신들은 부모봉양과 자녀 뒷바라지로 노후준비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이들 세대 10명 중 7명이 노후준비를 전혀 못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와 있다.



지금 같은 급속한 고령화와 미약한 사회안전망에서 이들 세대의 실업은 곧 잠재적 빈곤층의 양산을 의미한다. 이른바 '리타이어푸어(retire poor)'다. 이들의 국민연금 월 수령액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산정하면 평균 50만원 정도에 그친다니 별다른 노후대책이 없는 한 은퇴 후 신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4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위이다. 31%로 2위인 아일랜드보다 훨씬 높고 초고령사회인 일본(22%)의 2배나 된다.

은퇴세대의 빈곤은 결국 국가부담이자 사회불안으로 귀결된다. 그들의 경험과 노하우ㆍ지식의 사장은 국가적 손실이다. 고령층 일자리가 청년 일자리를 빼앗을 것으로 보는 것은 단견이다. 내년부터 베이비부머(1955~1964년생)의 은퇴가 본격화한다. 이들의 재교육 지원과 구직통로 마련 등 정책적 뒷받침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OECD의 정년연장 권고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즉각적인 정년연장과 법적 보장이 기업에 큰 부담이 된다면 임금피크제, 점진적 퇴직제,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공유 등을 병행해나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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