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차베스(사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쿠바에서 암수술을 마쳤지만 예후가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신병이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베네수엘라 정부는 차베스 대통령이 후계자로 지명한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을 필두로 대통령의 유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향후 정국운영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현지시간) AP에 따르면 마두로 부통령은 이날 국영방송 생중계 연설에 어두운 표정으로 등장해 "차베스 대통령의 수술은 복잡하고 어려웠고 수술 후 회복과정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의 건강회복을 위해 국민이 계속 기도해달라고 촉구했다.
지난 11일 수술 직후 방송에서 "완벽하게 성공했다. 대통령은 특별회복 과정에 들어갔다"고 언급한 지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날 연설에서 마두로 부통령은 수차례 갈라지고 쉰 소리를 냈다.
에르네스토 비예가스 통신정보장관도 이날 부처 홈페이지를 통해 "대통령이 국민의 사랑으로 회복해 네번째 임기를 맡게 되기를 바라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 이해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차베스가 네번째 암수술에 들어간 뒤로 베네수엘라 내각관료가 유고 가능성을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차베스 대통령은 10월 대선에서 승리한 후 내년 1월10일 네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취임식을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차베스가 암으로 갑작스레 정치무대에서 사라질 경우 베네수엘라의 정치혼란이 우려된다. 베네수엘라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임기 중 사망하거나 직무를 수행하지 못할 상황에 처하면 30일 내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 선거가 치러질 경우 여권에서는 마두로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 나와 야권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두로 부통령은 1998년 차베스 정권 창출의 일등공신 가운데 하나로 국회의장ㆍ외무장관 등을 거친 후 10월 부통령에 임명됐다.
AP는 "현재 베네수엘라에서는 여야 모두 차베스 유고시 어떤 일이 벌어질 지에 대해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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