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저가항공사인 에어아시아 소속 여객기(QZ8501)가 28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서부 자바해 상공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3월 말레이시아 항공 소속 여객기 인도양에서의 실종, 7월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에서의 여객기 격추 사건에 이어 올 들어 세 번째 발생한 말레이시아 국적 항공사 소속 여객기 사고다.
이날 사고 당시 실종기는 자바해 상공을 날고 있었다. 일부 외신은 실종기가 인도네시아 관제당국과의 통신이 끊어질 당시 현지 벨리퉁섬의 도시 탄중판단과 칼리만탄섬의 도시 폰티아낙 사이를 비행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해당 여객기가 당국에 신고했던 정상적인 경로로 운항 중이었다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국가수색구조청은 해당 여객기가 남위 03.22.46, 동경 108.50.07에서 추락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두절 이전의 고도 역시 정상 수준이었다. 당시 실종기는 3만2,000피트(약 9,754m) 상공을 날고 있었다. 그러다가 구름 등을 피하겠다며 왼쪽으로 돌아 고도를 3만4,000피트(1만363m)로 높이겠다고 관제당국에 보고한 것이 마지막 교신이었는데 해당 변경 고도 역시 제트여객기가 통상적으로 다니는 높이라고 AP통신 등은 보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뇌우(thunder storm) 등 기상악화가 실종의 단초가 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종기가 악천후를 피해 고도 변경을 꾀했다는 점이 단서로 꼽혔다. 당시 실종기 운항경로 일부에서는 뇌우가 상당한 상태였다고 CNN은 전했다. 데렉 반 담 CNN 기상전문가는 "난기류(turbulence)로 여객기가 휩쓸리지는 않는다"며 "비행 당시 매우 심각한 뇌우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반면 미 교통국 조사관 출신인 메리 시아보 CNN 기상전문가는 "일반적으로 조종사들은 비행조건과 관련된 날씨 정보를 수시로 받는다"며 "날씨가 (사고에) 영향을 줬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재 혹은 기계고장 등 다른 원인에 의한 추락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뜻이다.
조종사 등 승무원의 운항미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에어아시아 측은 실종기 기장이 누적 6,100시간의 비행경력을 가진 베테랑이라고 소개했다. 부기장 역시 2,275시간의 누적 비행경력을 가졌다. 그럼에도 조종사가 순간적으로 판단을 잘못했거나 다른 과실이 발생했을 우려는 잠재돼 있다.
기체 자체에 결함이 있었을 가능성도 대두됐다. 실종기는 A320-200기종으로 제조사인 에어버스에서 지난 2008년 9월 도입한 지 6년 된 기체다. A320시리즈는 에어버스가 보잉737시리즈의 대항마로 만들 것으로 1980년대 첫 제품이 인도된 모델이다.
사고가 난 에어아시아는 그동안 안전도 면에서 좋은 평판을 받아왔다. 본사는 물론 계열사들도 지금까지 추락을 포함한 중대사고를 낸 적이 없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또 영국의 항공 서비스 평가 전문기관인 스카이트랙스가 선정하는 '최고의 저비용항공사'에 2009년 이후 매년 선정됐다. 에어아시아의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은 이날 여객기 실종 직후 트위터를 통해 "마음 써주고 기도해주셔서 감사하다. 우리는 강하게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최근 한국을 방문해 한국 과자인 허니버터칩을 승객에게 봉지째 제공할 것이라고 밝히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연관된 '땅콩 리턴'을 우회 비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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