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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개막을 앞둔 '2012여수세계박람회'가 아직도 손님 맞을 채비를 끝내지 못했다. 행사장은 물론 여수시내 곳곳이 도로 공사로 부산하고 식당은 턱없이 부족했다. 교통 예행 연습 때 이미 최악의 정체를 경험한 여수 시민들은 행사 기간 중 여수 전체가 주차장이 될 것으로 걱정했다.
▦행사장과 시내, 여전히 공사 중=지난 9일 서울경제신문 취재진이 찾은 여수국제박람회 전시관 주변은 한창 조성 중인 신도시 모습이었다. 전시관은 물론 박람회에 맞춰 조성된 국내 최대 아쿠아리움, 대표적 관광지인 오동도 주변도로 곳곳에는 쌓다 만 보도블록과 건축자재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오동도로 진입하는 골목에 설치된 간이 공중화장실은 탈취 시설이 부족한 탓에 지나가던 관광객들이 코를 움켜쥐고 지나갈 정도였다.
식당이나 상점 등 편의시설도 공사 중이어서 물 한병 사 마시려고 해도 한참을 고생해야 했다. 여수 엑스포역에서 나와 주요 내빈들이 머무는 호텔 '엠블'까지 이르는 2.5㎞의 반경 안에는 변변한 식당 한 곳이 보이지 않았다.
공사를 서두르면서 안전 사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여수 인근 섬 출신인 택시운전사 A(33)씨는 "길 닦는다면서 비탈 면에 있던 나무를 다 깎았다"며 차량의 우측 언덕을 가리키고는 "토사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막아야지 이대로 두면 틀림없이 장마철에 쏟아져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여수에서 23년간 거주했다는 최모(56)도 "자고 일어나면 길이 생기고 터널이 만들어졌다"며 "급하게 지은 곳에서 사고가 날까 겁난다"고 밝혔다.
▦교통지옥 불 보듯=교통도 큰 문제다. 엑스포 조직위 측은 교통혼잡을 막기 위해 행사장 인근 지역과 주변도로의 승용차 진입을 완전히 통제할 예정이다. 그러나 여수는 외부와 연결되는 곳이 좁아 구조적으로 교통체증이 불가피해 보인다.
대안으로 마련된 곳은 여수시 인근 지역의 환승주차장 6곳. 순천이나 광양 등에서 여수로 들어오는 어귀에 만들어진 주차장에는 수십 대의 셔틀버스가 배치돼 관광객을 실어 나를 예정이다. 그러나 이곳도 사람이 몰릴 경우 셔틀버스 대기시간이 무한정 길어질 염려가 있다. 일부 환승주차장은 허허벌판에 칸막이를 쳐놓은 수준이어서 비가 내리는 날이면 통행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전국에서 몰린 10만명의 관람객을 상대로 진행한 최종 리허설 때는 1시간 넘게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일이 벌어졌다. 개막 이후 행사장을 찾을 사람들이 하루 평균 최대 30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러시아워에는 도로 전체가 주차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세 번의 예행연습을 경험한 여수 시민들은 벌써부터 행사 기간 내내 이어질 극심한 교통혼잡을 우려했다. 한 여수 시민은 "여수는 버스ㆍ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아 출퇴근 시간 정체는 서울만큼 심각하다"며 "행사 동안 교통통제와 함께 관광객까지 몰려오면 얼마나 체증이 심해질지 걱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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