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대표와의 '솔직토크'] 금태섭 법무법인 퍼스트 대표변호사 "기고문 파문으로 검찰총장 꿈 접었죠"'수사 받는 법' 연재 문제돼 자의반 타의반 정든 검찰 떠나보수·진보 어느쪽도 아니지만 자유로운 생각 억압해선 안돼… '대로'같은 전설적 변호사 될것 김홍길기자 what@sed.co.kr 김광수기자 bright@sed.co.kr 사진=이호재기자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검찰에 뼈를 묻고, 검찰총장까지 되고 싶었습니다" 웃으면서 얘기했지만, 그는 검찰총장을 꿈꿨던 게 분명하다. 수사할 때 남보다 최선을 다하다 보면 능력을 인정받고,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검찰총장이 될 기회도 올 줄 알았다. 그래서 나름대로 검찰생활에 최선을 다했다. 판사출신 변호사였던 그의 부친이 "순진한 생각"이라고 토를 달 정도였지만, 그는 '검찰의 꽃'이 되는 걸 포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고문 파문'으로 검찰총장의 꿈은 물론, 12년간 정든 검찰을 떠나야 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대신 그는 미국 법조계의 전설로 통하는 '클레어런스 대로(Clarence Darrow)'처럼 세계적인 변호사를 꿈꾸고 있다. ◇"검사였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금 대표는 지난 해 9월 한 일간지에 '현직 검사가 말하는 수사 제대로 받는 법'을 게재해 검찰을 발칵 뒤집어 놨다.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 아무것도 하지 말고, 변호인에게 모든 것을 맡겨라'는 내용이었는데, 동료 검사들은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금 대표는 사태가 그렇게 까지 커질 줄은 전혀 생각 못했다. 피의자로서 당연한 권리를 얘기해 주고 싶었는데, 10회 연재 계획은 단 한번으로 중단돼 버렸다. 그는 "수사 받는 입장에서 법 절차를 잘 알면 도움이 될 것 같아 순진한 의도에서 기고를 결정했다"며 "결국에는 검찰에 대한 인식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결과는 정반대 였다"고 아쉬워 했다. 당시에는 자신의 진심을 몰라주는 동료 검사들이 야속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니 "검찰의 특수성상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이해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금 대표는 "검사라는 조직 자체가 법 질서를 수호하는 곳이기 때문에, 세계 어디를 가도 보수적일 수 밖에 없는 것 같다"며 "이제는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나와서 보니 대한민국 검찰은 굉장히 우수한 집단임에는 틀림없다"며 "지금보다는 좀더 유연해 졌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그는 "12년의 검찰생활이 보람 있었고, 한때 검사였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면서도 "평생 검사를 했어도 나쁘진 않았을 것"이라며 마음 한켠에는 미련이 여전했다. 그러나 이내 변호사로 진로를 바꾼 것에 대해 재미를 느낀다고 한다. 그는 "(검찰을) 나온 것은 아쉽지만, 또 나와 보니까 나름대로 재미있다"고 웃었다. ◇"자유로운 생각을 억압하는 것을 반대할 뿐"= 기고문 파문 이후 그를 진보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검찰의 틀 안에서 제 목소리를 냈다는 것 만으로도 진보로 충분히 분류될 수 있겠다. 서울광장 촛불시위가 한창일 때 광고불매운동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도 "무리한 수사"라고 지적하고, 경찰의 촛불시위 강제진압에 대해서는 "물리적인 탄압만이 능사는 아니다"며 두둔성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의외로 자신은 "진보도 보수도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정치적 이슈나 사회현상에 대해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야 하는데, 특정 색깔로 규정하며 진보다, 보수다 말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나는 자유로운 생각을 억압하는 것을 반대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금 대표는 "보수와 진보 중 어느 쪽이냐고 굳이 묻는다면 아직 정하지 못했다는 게 정확한 답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폭력적인 촛불시위는 당연히 반대한다"며 "그러나 촛불시위가 현행법 위반이라면서도 장관이 현장에 나가 대화를 시도하겠다고 하는 건 어떻게 이해해야 되는 건지 당황스러웠다. 과거에는 보기 드문 형태의 집회였기 때문에, 물리적 충돌보다는 시민들의 주장들을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 냈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한국의 '대로' 변호사 되겠다"= 그는 한국의 '클레어런스 대로'(Clarence Darrow) 변호사가 되는 게 꿈이다. 구두변론의 대가로 유명한 대로 변호사는 미국에서 전설적인 변호사로 꼽히고, 영화와 책에서도 여러 번 다뤄진 인물이다. 금 대표는 "변호사 업무를 하다보면, 정말 실력이 있다고 생각드는 분들이 있다"며 "남들이 알아주는 세계 최고의 변호사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로펌 이름도 '퍼스트(first)'라고 지었다. 금 대표 부친은 판사 출신 변호사로 활동하다 몇 해 전에 작고했다. 부친의 친구분들은 대형 로펌의 대표 변호사로, 대법관 등으로 활동했던 분들이라 인맥도 상당하다. 이 때문에 검찰에서 나왔을 때 대형 로펌의 러브콜도 많이 받았지만, "내 일을 해 보고 싶다"며 로펌을 직접 만들게 됐다. 그는 "대형 로펌으로 갈까도 생각했지만, 내 스스로 자유롭게 일을 하고 싶어서 뜻이 맞는 후배랑 일을 하게 된 게 퍼스트의 출발이 됐다"고 말했다. 퍼스트는 만들어진 지 3개월도 채 안되는 신생 로펌이다. 그런데도 벌써 6명의 변호사들이 의기투합해 하나 둘 성과를 내고 있다. 일에 빠져들다 보니 아직 홈페이지 하나 갖추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국내 최고의 로펌을 만들겠다"는 게 이들의 목표다. ◇검찰내 책을 가장 많이 산(?) 검사= 그는 모든 정보를 책을 통해 얻는다. 그래서 그는 1주일에 2~3권의 책을 읽을 정도로 독서광이다. 검사시절에는 "책장에 책이 아예 없는 것보다 읽지 않는 책이라도 많이 꽂혀 있는 게 더 좋다"는 아버지의 가르침 때문에 인터넷 서점 등을 통해 관심가는 책을 사 모은 적도 있다. 그는 "검찰은 물론 국내에서도 서점 다음으로 책을 많이 구입했다"고 자랑했다. 최근에는 IT분야 법률자문을 위해 '구글(Google)' 등 세계적인 인터넷 포털 기업 관련 여러권의 책을 읽었다. 부동산 투자자문을 위해서는 부동산PF 서적을 3~4권 사서 탐독을 마쳤다. 그는 '인간의 얼굴을 한 야만'의 저자 베르나르 앙리 레비의 글을 즐겨 읽는데, 최근에 그가 낸 '그래도 나는 좌파다'라는 책이 재미있다고 권했다. 독서광인 그는 자신이 직접 책도 썼다. 번역본인 '세상을 바꾼 법정'까지 합치면 두권째다. 특히 '디케의 눈'에 언급된 '원숭이 재판' 관련 이야기는 '법조인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연과학적 지식에도 정통해 있어, 어렵지만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법조인도 인문학ㆍ자연과학 지식 습득해야= 금 대표는 "법대에 다닐 때는 법전에만 파묻혀 살았는데, 법률시장도 글로벌화되는 만큼 법조인들도 서양사회학이나 진화생물학 등 인문, 자연학적 지식습득도 중요해 질 것"이라며 "법조인들이 독서를 통해 다양한 관심에도 눈을 돌리면 기회가 더 많아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전히 책을 쓰고 싶지만, 당분간 변호사 일에 집중하겠단다. 금 대표는 "검찰에 있을 때 각종 게이트 사건이나 '검사와의 대화' 같은 사회적인 이슈가 됐던 사건들이 조금만 지나고 나면 자료로 남아 있는 게 없다"며 "앞으로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던 사건들을 통해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짚어 보는 책을 써 보고 싶다"고 말했다. ◇천체에 빠진 변호사=금 대표는 어린시절 외할머니로부터 귀가 따갑도록 "판사가 되라"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그는 추리소설을 즐겨 읽으면서 탐정을 동경했다. 결국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나서 탐정과 가장 비슷한 게 검사다 싶어 검찰이 됐다고 한다. 그는 법조인 가운데는 유일할 정도로 천체에 푹 빠져 있다. 수년 전 후배 검사의 권유로 따라 나섰다가 재미를 느낀 것인데, 이제는 오히려 그 후배보다 금 대표가 더 천체박사가 됐을 정도다. "몇 백만년 떨어져 있는 성운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며 해맑게 웃는 금 대표. 그는 어느덧 과거를 훌훌 털고, 한국, 나아가 전세계에 전설로 남을 변호사 대열에 오르기 위한 도전에 나서고 있다. ■ 법무법인 퍼스트는 젊은 변호사 대거 포진… 법조계 새바람 기대 법무법인 퍼스트(First)는 이름 그대로 최고의 로펌이 되겠다는 목표 아래 젊은 변호사들이 뜻을 모아 지난 6월 출범했다. 퍼스트는 신생 로펌이지만 금융, 부동산 등의 기업자문과 그와 관련된 송무에 남다른 강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대형 로펌 출신의 구본주, 금윤섭, 백승엽, 황선기 변호사 등 젊은 변호사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어 법조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퍼스트는 앞으로 다양한 실무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민사, 형사, 행정 등 각종 소송과 기업 법무, 노동, 증권, 인수ㆍ합병(M&A), 기업회생 등의 전문분야에서도 최고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 약력 1967 서울生 1986 서울 여의도고 졸업 1991 서울대 공법학과 졸업 1992 제34회 사법시험 합격 1995 사법연수원 제24기 수료, 서울지검 동부지청 검사 1997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 1999 울산지검 검사 2002 인천지검 검사 2004 대검 검찰연구관 2006 서울중앙지검 검사 2007 금태섭ㆍ황선기법률사무소 변호사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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