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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21일 창당 열두 돌을 맞는다. 한나라당의 과거는 한국 보수정당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한나라당은 지난 1981년 탄생한 민정당이 민자당을 거쳐 신한국당이던 1997년 11월21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계 복귀에 반대한'꼬마 민주당'과 합당하며 이름을 달았다. 그러나 15ㆍ16대 대선에서 진보계 정당에 연거푸 패하면서 10년간 야당 세월을 보내야 했다. 특히 2002년 16대 대선에서는 800억원이 넘는 불법 대선자금을 수수했다는'차떼기 정당'의 오명을 썼고 2004년'노무현 탄핵'에 동참한 죄(?)로 역풍을 맞고 17대 총선에서 원내 제1당의 자리를 열린우리당에 빼앗겼다. 이후 한나라당은 박근혜 당시 대표를 수장으로 천막 당사에서 재기했고 2007년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승리하며 10년간 맺혔던 한(恨)을 풀었다. 대선 등 큰 사건을 앞두고 개명과 합당이 잦은 한국 정당사에서 12년간 이름을 지킨 한나라당은 현존하는 정당 가운데 '최장수 고참'이라는 의미를 지닌다는 게 학계의 평이다. 하지만 생일을 맞은 한나라당 앞에는 쉽지 않은 문제뿐이다. 집권 초기부터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대리전으로 여겨지던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의 대립이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또 한번 재연되고 있다. 이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4대강 살리기 사업도 실행 초기부터 논란을 빚었고 예산심의를 앞둔 최근에는 야당의 예산 대폭 삭감 요구에 직면했다. 또한 정부가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등을 강행하면서 당은 노동계와의 불화에도 맞닥뜨렸다. 이 때문인지 20일 정몽준 당 대표를 비롯한 원내대표와 최고위원,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과 주호영 특임장관이 모인 창당 12주년 기념 오찬에서 참석자들은 당의 화합이 먼저라는 데 공감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내년이 지방선거이고 2년 후면 대선인데 우선 당이 똘똘 뭉쳐야 하고 대통령도 당에 더욱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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