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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시장 우려 커지는 與서민정책] 부실대학 구조조정 힘들어 질수도
입력2011-05-26 18:17:28
수정
2011.05.26 18:17:28
■등록금 부담 완화<br>국민 세금으로 지원… '링거 꽂아 연명' 초래, 재원 마련 방안도 없어
국민 세금으로 대학 등록금을 현재의 절반으로 낮추겠다는 '반값 등록금'은 학생ㆍ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부실 대학 구조조정을 어렵게 해 국민 부담을 오히려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논리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많다. 고등교육을 시장논리로만 바라봐서는 안되지만 교육여건이 열악한 부실 대학을 퇴출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이들 대학에 다니는 학생에까지 세금으로 등록금을 지원할 경우 '링거를 꽂아 연명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학정보공시시스템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올해 현재 비수도권 4년제 대학 126곳 중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곳은 65곳(51.6%)이나 된다. 수도권 대학까지 포함하면 77곳이 정원 미달 상태다. 반값 등록금 정책을 시행해 이들 대학 재학생 29만8,000여명에게 연간 500만원씩만 지원해도 연간 1조4,900억원가량이 투입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2009년부터 부실 대학에 대해 학자금 대출을 제한하는 등 단계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학과 지역 주민들의 반발 등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들 대학은 채우지 못한 정원을 중국ㆍ베트남 등 해외 유학생으로 채워 겨우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나라당은 내년부터 국가장학금 지원규모를 대폭 늘려 소득구간 하위 50%에 대해 등록금 부담을 덜어주기로 방향을 잡고 있다. 현재 기초생활수급자 대학생이 학기당 450만원, 차상위 계층이 115만원을 지원받고 소득 하위 50% 학생 중 성적 우수자에게 주는 1,000억원 규모의 장학금이 있는데 이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2조원에서 2조5,000억원 정도가 필요하다.
하지만 교과부가 내년에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해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재원은 최대 1조5,000억원에 불과하다. 현재 정부의 고등교육 지원 예산이 연간 약 5조원가량인데 내년에 이를 7조원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 가운데 5,000억원가량은 순수 증가분이고 나머지 1조5,000억원은 기획재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재원을 마련할 뚜렷한 방안이 없어 실제 협의 과정에서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 소재 대학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등록금 부담 완화와 부실 대학 구조조정이 서로 상충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하고 시민단체들은 반값 등록금과 대학 구조조정이 무관하다고 주장하지만 학생 수 감소와 경쟁력 부족으로 자연스레 퇴출당해야 하는 대학에까지 지원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면서 "대학으로 장사하려는 대학에까지 국민 세금으로 지원하는 것은 사학법인의 배만 불려주는 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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