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포츠 경기가 벌어지는 구장에 수익시설 설치 규제를 풀어달라."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야구위원회ㆍ대한야구협회가 14일 주최한 '스포츠 인프라 건설 활성화방안' 세미나에서 김종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선진국의 인기구단이라 해도 티켓 수입만으로 수익을 낼 수는 없다"며 "외국처럼 국내 스포츠 경기장에도 각종 수익시설 설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토해양부령 도시계획시설의 결정 구조 및 설치 기준에 대한 규칙 제93조에 따르면 국제행사 규모의 경기장을 제외한 일정 규모 이하의 일반 경기장에는 수익시설을 설치할 수 없거나 설치장소와 면적을 제한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라 국제축구경기를 치르는 상암월드컵 경기장과 달리 잠실종합운동장ㆍ목동야구장 등에는 영화관ㆍ쇼핑몰 등이 입점할 수 없다. 김 교수는 "상암월드컵경기장은 대형마트ㆍ극장 등에서 받는 임대료 수익만 110억원에 달한다"며 "프로스포츠 경기장에 수익시설 설치가 가능해지면 지방자치단체와 구단이 최소 연 8,700억원을 투자할 의향이 있는 걸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이나 일본처럼 프로스포츠 경기장을 해당 구단에 20년 이상 장기 임대하면 국내 5개 프로구단이 최소 55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고 민간자본의 경기장 건설에 1조5,000억원 이상 투입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구장인 도쿄돔 주변은 늘 사람들로 북적댄다. 야구장뿐 아니라 호텔ㆍ쇼핑몰ㆍ놀이공원 등 각종 생활레저시설이 도쿄돔을 중심으로 밀집돼 있어 연간 방문객이 3,800만명에 달하는 것이다. 한국프로야구의 두산과 LG가 둥지를 튼 서울 잠실야구장은 야구경기 시작 1~2시간 전에야 인파가 몰린다. 부대시설이라고는 편의점ㆍ패스트푸드점 정도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야구경기가 끝난 뒤 일행 단위로 간단한 뒤풀이를 하러 가려 해도 인근의 잠실역으로 옮겨야 음식점을 찾을 수 있다. 지난 7월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이 개정되며 스포츠 경기장에 민간 투자가 가능해졌지만 경기장 수익시설 설치 규정 등의 규제로 스포츠산업 인프라가 조성되지 않고 있다. 스포츠산업 전문가들은 해외 구단처럼 극장ㆍ쇼핑몰 등 수익시설을 경기장에 설치할 수 있게 되면 연간 최소 2조4,250억원의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연평균 7,000여명 이상의 고용 창출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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