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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마을, 제3 대안 찾겠다"

박원순, 2기 서울 시정목표

안전·복지·창조경제 꼽아

경제부시장에 외부 전문가 영입


박원순 서울시장은 10일 강남구 구룡마을 개발을 둘러싼 해묵은 갈등을 풀기 위해 제3의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6·4지방선거 이후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강남구와 구룡마을 개발 방향을 둘러싼 갈등을 어떻게 풀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새누리당 출신의 구청장도 시민을 위해 일하는 건 다르지 않다"며 "구룡마을의 경우 구청장 입장도 살려주면서 함께 갈 제3의 대안을 마련해보라고까지 지시했다"고 말했다. 구룡마을은 1980년대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무허가 판자촌으로 약 2,500가구가 거주하고 있는데 강남구와 서울시 간 환지방식 개발을 둘러싸고 의견대립을 보여 수년째 공전만 거듭해왔다. 오는 8월2일까지 개발계획이 승인되지 않으면 개발계획구역 지정이 해제돼 개발 자체가 무산될 수 있어 박 시장이 언급한 제3의 대안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 시장은 이날 2기 시정목표로 '안전과 복지, 창조경제'를 꼽았다. 특히 박 시장은 경제 분야를 2기 시정의 주요 목표로 언급하면서 "경제 분야는 내가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외부에서 훌륭한 분들을 잘 모시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서울의 경제를 전담할 경제 분야 부시장을 따로 두는 게 필요한데 (정부가 증원을 허용하지 않아) 여의치 않으면 외국자본 투자유치 등을 전담하는 경제진흥실장을 외부 전문가로 영입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서울의 경제성장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서울의 경제성장을 위한 토대 마련에 집중할 것임을 시사했다. 일부에서는 박 시장이 시민운동가적인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는 서울이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글로벌 경제도시로 성장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보고 복지에서 성장 모드로 전환을 꾀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실제 박 시장은 6·4지방선거 기간 동안 상대방이었던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로부터 "서울에서 사람은 빠져나가는 등 서울이 가라앉고 있는데도 박 시장은 가만히 있으라고만 하고 있다" "잃어버린 3년" "일을 하지 않는 시장" 등과 같은 비판을 받아왔다. 박 시장이 경제 분야를 2기 주요 시정목표로 내세운 것도 이 같은 비판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박 시장은 경기도지사와 인천시장이 새누리당 출신이라는 점을 의식한 듯 "협치가 우리 시대의 대세가 되고 있다"며 "서울을 최고의 도시로 만들어내려면 함께하려는 통합의 정신이 중요하고 최고의 도시를 만드는데 진보와 보수는 따로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를 지지하지 않는 시민도 서울 시정에 초청되어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서울시의회 새누리당 당선자에게도 계속 전화해 '함께 가자', '무조건 우리가 잘 모시고 서울시를 당과 관계없이 최고 도시로 만들자'는 말씀을 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안전 분야와 관련해 "55개 재난에 대해서는 골든타임 목표제(초기구조 가능 시간)를 도입해 희생과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며 "소방서장 등 현장책임자가 재난 발생시 무한 책임을 지도록 하고 면책 특권까지 주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번 지방선거에 대해서는 "모든 선거는 결과와 더불어 과정도 중요하다"며 "낮은, 돈 안 드는, 조용한, 네거티브 없는 '4무(無)' 선거를 한 것이 큰 보람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정치는 시민이 바라는 것을 제대로 안 했다"며 "시민 말씀에 귀 기울이면 그것이 새로운 정치다. 앞으로 이런 방식의 정치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중심으로 해서 정치에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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