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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차기 사장으로 내정된 김중겸(59)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은 지난 1976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뒤 건축사업본부와 주택영업 본부장을 지낸 정통 엔지니어 출신의 ‘건설맨’이다. 이번에 김 사장이 현대건설 차기 사장으로 내정된 것은 대학 졸업 후 현대건설에 입사해 건축과 주택 부문의 요직을 두루 거쳐 ‘현대 정서’를 잘 이해하는데다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을 맡아 실적을 크게 끌어올리는 등 경영능력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채권은행단도 대통령을 배출한 기업인 현대건설의 차기 사장은 경인운하와 4대강 살리기 등 각종 대형 공공공사를 따낼 수 있는 인물로 김 사장을 가장 적임자라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3년 전인 2006년 사장직에 도전했으나 당시 현 이종수 사장과 경합을 벌이다 고배를 마신 뒤 권토중래해 ‘꿈’을 이루게 됐다. 경북 상주 출신으로 고려대를 졸업한 직후 현대건설에 입사했으며 건축사업본부장(전무)과 주택영업본부장(부사장)을 지냈다. 특히 주택영업본부 재임 당시 현대건설의 새로운 아파트 브랜드 ‘힐스테이트’ 론칭에 큰 공을 세웠으며 2007년 1월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으로 부임했다. 현대엔지니어링으로 자리를 옮긴 뒤 김 사장이 보여준 경영성과는 탁월하다. 김 사장은 2년 만에 매출을 3배로 끌어올렸다. 2006년 2,400억원에 불과했던 현대엔지니어링 매출은 2007년 3,700억원으로 늘어났으며 지난해에는 7,400억원으로 급증했다. 수익률은 더 좋아졌다. 2006년 180억원이었던 현대엔지니어링 영업이익은 2007년 33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900억원으로 급증했다. 경상이익도 2006년 190억원에서 2007년 350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100억원으로 불어났다. 취임 이후 2년 만에 6배 가까이 늘어난 성과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이 같은 도약은 김 사장이 부임한 후 시장 포화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선 것이 주요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특히 해외에서도 경쟁력 등을 감안해 기존 시장보다는 신시장 개척에 치중했다. 또 경쟁 기업들이 중동권의 대형 프로젝트에 매달릴 때 김 사장은 중동은 물론 아프리카ㆍ아시아ㆍ미주 등지에서 기업 규모에 맞는 사업에 집중했다. 김 사장은 30년 이상 건설 인생을 걸어오며 쌓은 특유의 추진력을 바탕으로 직원들과도 감성적인 교류를 넓혀가는 등 외형성장은 물론 내실 경영에도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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