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4대 권력기관의 수장인 역대 19명의 국세청장 가운데 전 청장을 포함해 8명이 검찰 수사를 받는 '국세청장 잔혹사'가 이어지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대진 부장검사)는 1일 전 전 청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전 전 청장은 국세청장으로 취임한 2006년 7월께 CJ그룹으로부터 30만달러와 고가의 명품시계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전 전 청장을 상대로 수뢰 혐의를 집중 캐물었고 CJ측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를 받고 실제로 편의를 제공했거나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조사했다.
검찰은 이날 전 전 청장을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과 대질 신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허 전 청장은 지난달 27일 CJ그룹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와 관련해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 명목으로 달러와 시계를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전 전 청장은 소환 전까지 금품 수수 사실을 강하게 부인했지만 이날 "30만달러 중 일부를 받았지만 대가성은 없었다"는 자수서를 검찰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소환 조사로 전 전 청장은 3차례나 검찰에 불려오는 불명예를 안았다. 전 전 청장은 2007년 11월 현직 국세청장 시절 부산지검 특수부에 소환됐다. 2006년 청장에 내정된 뒤 당시 정상곤 부산지방국세청장으로부터 1만달러와 7,000만원을 받은 혐의 때문이었다. 현직 국세청장이 뇌물수수 등 비리 혐의로 검찰에 소환된 것은 국세청이 1966년 재무부의 외청으로 독립한 이래 처음이었다.
전 전 청장은 결국 구속 기소돼 2008년 12월 징역 3년6월과 추징금 7,940만여원을 선고 받아 복역하다가 2010년 7월 가석방 출소했다.
하지만 출소한지 1년도 안 된 2011년 3월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게서 인사 청탁 명목으로 '그림 로비'를 받은 의혹으로 다시 검찰에 불려 나왔다. 한 전 청장이 국세청 차장이던 2007년 고 최욱경 화백의 그림 '학동 마을'을 전 전 청장에게 건넸다는 것이었다. 전 전 청장은 한 전 청장 부인이 전 전 청장 부인에게 그림을 전달해 전 전 청장은 몰랐다는 이유로 당시 무혐의 처분 받았다.
검찰은 전 전 청장에 대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전 전 청장과 검찰 간의 3번째 인연도 악연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이날 송광조 서울지방국세청장은 CJ측으로부터 수차례 골프 접대 등을 받은 사실이 발각돼 사의를 표명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송 청장의) 부적절한 처신이 발견됐지만 형사 처벌 정도의 혐의는 발견하지 못해 국세청에 비위 사실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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