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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4월 14일] 일자리 창출 양 못지않게 질도 신경써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의 저임금 일자리 비중이 가장 높다는 사실은 우리의 고용사정이 양적인 면은 물론이고 질적인 면에서도 나빠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저임금 근로자는 전체 근로자 임금 가운데 중간에 해당하는 중위소득의 3분의2 이하를 받는 근로자를 말한다. 당연히 그 비율이 높을수록 고용의 질이 떨어진다. 우리나라의 저임금 일자리 비중은 25.6%로 6~7%대인 벨기에ㆍ스웨덴ㆍ핀란드는 말할 것도 없고 15~17%대인 일본ㆍ독일에 비해서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저임금 일자리 비중이 높은 것은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임금격차가 크고 금융위기로 민간 부문보다는 재정을 통해 창출되는 공공일자리 비중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임금격차도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지난 2002년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은 정규직의 80.5%였으나 2008년에는 67.8%로 낮아졌고 지난해에는 63.9%로 줄었다. 법정최저임금을 못 받는 근로자 수도 2001년 59만명에서 2005년 121만명, 지난해 222만명 등으로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2년 이상 고용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의무화 등 지난해 7월부터 비정규직 차별을 시정하기 위한 조치가 강화됨에 따라 임금격차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와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재정지출을 크게 확대했다. 그러나 정부 지원으로 창출되는 일자리는 희망근로사업, 인턴채용 지원 등 임시직이거나 단기적인 것으로 고용안정성이 떨어지는데다 임금수준도 낮은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정부의 일자리대책이 저소득 취약계층의 고용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나 다른 한편으로는 저임금 일자리 증가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고용 없는 성장이 고착화할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일자리 자체를 늘리는 것이 급선무이지만 괜찮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려는 노력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무엇보다 질 좋은 일자리인 민간기업의 고용확대가 이뤄질 수 있도록 규제완화를 비롯해 투자환경개선 노력이 강화돼야 한다. 특히 고용효과가 큰 서비스 산업의 규제개혁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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