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가 만성 피로에 시달리고 있다.' '만성피로증후군'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만성피로를 호소하는 환자 5명 가운데 1명은 아빠는 '수퍼맨', 엄마는 '원더우먼' 역할을 자처하며 사회의 중추를 담당하는 4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만성피로증후군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의 내원일수가 2004년 11만7,142일에서 2008년 13만1,963일로 12.4%가 증가했고 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은 같은 기간 25억6,900만원에서 37억6,300만원으로 45.6% 늘어났다고 1일 밝혔다. 특히 지난해 만성피로증후군으로 병원을 찾은 40대의 내원일수가 전체 환자의 내원일수의 21.8%를 차지했다. 40대 여성의 경우 과중한 집안일과 자녀교육문제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높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여성의 만성피로증후군이 남성의 1.5배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진단 받은 총 환자수는 지난 2003년 4만5,000명 정도였으나, 2007년 6만6,000명으로 급격히 늘었고 지난해에는 7만1,000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만성피로증후군은 만성피로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적 혹은 반복적으로 나타나 일상생활을 수행하는데 상당한 지장을 주며, 휴식이나 수면을 취해도 피로 증상이 없어지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만성피로증후군 환자들은 위염 및 십이지장염, 소화불량, 자극성 장증후군 등 소화기계통 질환을 비롯해 수면장애, 우울병 등을 함께 앓는 경우가 많았다. 만성피로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카페인과 음주 섭취를 줄이고 ▦담배를 끊고 매일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고 ▦ 고혈압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며 ▦균형 잡힌 식사를 제시간에 하는 것 등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선미 고려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만성피로증후군에 대한 특별한 치료법은 없으나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고 수면장애를 적극 치료하면 증상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만성피로증후군 환자들의 경우 우울증 등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에 치료도 신경 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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