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한국 물 기술로 초대박 터졌다
코리아 물 기술, 이보다 좋을 수 없다수자원공사, 中·파키스탄 등 20개국서 38개 사업 완료22개 프로젝트도 진행…두산중공업·태영건설 등 민간 기업 수출도 활발
박윤선기자 sepys@sed.co.kr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북서쪽으로 240㎞를 달리면 파트린드라는 곳이 나온다. 이곳은 파키스탄ㆍ인도ㆍ중국령으로 나눠져 있어 영토 분쟁이 자주 발생하는 '카슈미르'주에 속해 있다. 이 낯선 도시에 3년 전부터 한국 기술로 짓는 수력발전소 공사가 한창이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2007년부터 2년 동안 파키스탄 정부를 수없이 찾아가 설득을 한 끝에 수주를 하는 데 성공했다. 3년 뒤면 완성될 이 발전소는 150㎿ 규모로 약 20만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하며 우리나라가 30년간 운영권을 갖는다. 최해동 수자원공사 차장은 "중국이 파키스탄 발전소 건설을 장악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높은 기술력과 적극적인 현지인 고용 카드를 제시한 끝에 수주할 수 있었다"며 "가족과 떨어져 현지에서 작업하고 있는 직원들은 여름철 40도에 육박하는 기후와 낯선 문화 속에서 오늘도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들어 기후변화와 인구증가로 세계적으로 수자원 확보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국내 수자원 기술이 해외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이 같은 해외 수자원 사업 수주의 선봉에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서 있다. 수자원공사는 1994년 '중국 분하강 유역조사'를 시작으로 총 20개국에서 38개 사업이 완료됐다. 또 중국 장쑤성 서양현 지방상수도사업 10건을 포함해 17개국 22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이 끝나면 수자원공사는 모두 3조6,576억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자원공사는 최근 태국 물 관리 사업과 필리핀ㆍ네팔 등 수력발전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민간 기업들의 해외 진출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30년 동안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ㆍ쿠웨이트ㆍ오만ㆍ카타르 등 중동 전역에 걸쳐 총 27건의 담수화 설비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들 프로젝트에서 생산되는 물은 하루 2,200만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를 바탕으로 두산중공업은 2000년대 들어 세계 담수화 설비시장의 40%를 차지하면서 점유율 1위에 올라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인 강북정수장을 운영하는 태영건설은 신기술과 특허를 무기로 요르단과 레바논ㆍ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2011년 한 해 동안 국내 업체들이 해외에서 수주한 금액은 9,784억원에 달한다.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해외시장 진출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10년 발표한 '물산업육성전략'에서 2020년까지 8개의 글로벌 물 기업을 육성하고 3만7,000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수자원공사의 한 관계자는 "물 관리와 기후변화 적응기술 분야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앞으로 해외 물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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