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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학생 멘토 프로그램'… 서로 돕고 배우는 문화코드 정착

대학별 '외국인학생 멘토 프로그램' 다양<br>글로벌화에 익숙해진 젊은세대… 외국인 안꺼려 지원자 매년 늘어

숙명여대 버디 프로그램인 '리더십 그룹 우리(URI)'에서 활동하는 학생들과 외국인 교환학생들이 한국의 전통놀이인 투호를 즐기고 있다.

지난해 2월 한국으로 건너와 건국대에서 유학하고 있는 미얀마인 세인레이몽씨는 학기 초 학교생활이 무척이나 힘들었다. 한국어가 서툴러 일상생활을 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에 어려운 전공수업을 듣는 일은 고역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그는 학교 국제처에서 멘토를 소개받았고 그때부터 학교생활에 빠른 속도로 적응할 수 있었다. 그는 "내 전공이 정치외교학인데 나와 동갑인 정치외교학과 선배가 멘토를 해줬다"며 "전공 수업 중 모르는 부분도 가르쳐주고 학교생활을 안내해줘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17일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국내 대학에서 공부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유학생이나 교환학생이 증가하면서 대학들마다 이들의 학교 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고 있다. 특히 같은 학교에서 공부하는 한국인 학생들이 외국인 학생들의 생활을 도와주는 '멘토 프로그램'은 외국인 학생과 한국인 학생 모두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주는 '일석이조' '상부상조'의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멘토부터 버디까지, 각양각색 지원 프로그램=건국대는 지난해 2학기 외국인 유학생 5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멘토링 서비스가 유학생의 한국 대학생활 만족도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에 따라 올해 멘토링을 원하는 외국인 유학생과 이들이 원하는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재학생을 파트너로 연결,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올해 207명의 유학생과 재학생이 각각 멘토와 멘티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서강대도 지난 2007년부터 교내 동아리 중 하나인 HUG(Hands Up for Gathering)가 중심이 돼 외국인 교환학생을 위한 버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08년부터는 경영학을 전공하는 외국인 교환학생을 위해 경영대 버디가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고려대ㆍ연세대ㆍ숙명여대도 각각 KUBA와 글로벌 튜터링, 리더십그룹 우리(URI)를 운영하면서 1인당 1~2명의 외국인 유학생의 생활을 돕고 있다. ◇유학생만 도움? NO! 상부상조 교류=멘토링에 참여하는 국내 학생들은 대부분 교환학생들의 공항 픽업부터 시작해 기숙사 생활이나 생활용품 구입, 캠퍼스 생활, 수강신청 등 다양한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은 유학생뿐만 아니라 국내 대학 학생들에게도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지난해 2학기부터 고려대 'KUBA'에 참여하고 있는 이 학교 3학년 신은주(영문과 07)씨는 "지난해 1학기 미국의 한 시티 컬리지로 어학연수를 갔는데 낯가림이 있는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수강신청부터 학교에 적응하는 일까지 어려움이 많았다"며 "한국에 돌아와서 우리 학교에 오는 다른 나라 학생들은 이런 어려움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멘토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각종 KUBA행사로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고 언어 공부에도 도움이 상당히 된다"며 "방학 중 유럽여행을 계획하고 있는데 지난해 멘토를 했던 인연으로 아직까지 친구로 지내는 네덜란드 친구 집에서 묵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숙명여대 버디 프로그램인 URI의 회장을 맡고 있는 여연수(일본학과 08)씨는 "그동안 일본ㆍ미국ㆍ베트남ㆍ중국 등 다양한 국가의 친구들을 안내하면서 언어 실력도 많이 향상됐고 다양한 국가의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행사를 주관하면서 각국의 문화와 매너를 배울 수 있었다"며 "특히 아랍권 학생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도와주기 위해 대사관 측에 문의해 교육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언어ㆍ인종 장벽 없는 글로벌 세대들=학교 관계자들은 " '글로벌에 익숙한 세대들'이어서 지원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과거에 비해 학생들의 영어 회화능력이 많이 향상된 면도 있지만 영어 실력보다는 학생들 스스로 '호기심'과 '젊은 패기'로 멘토링에 참여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연세대 국제처의 한 관계자는 "요즘 (국내) 학생들은 대부분 언어에 대한 부담이 없다"며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외국인에 대한 호기심이나 봉사의 개념으로 지원하는 경우가 많고 이런 추세 속에 매년 지원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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