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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스페인 축구의 교훈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 위기에 '유로 2012'까지 지난 한 달간 지구촌은 유럽에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그 중심에는 단연 스페인이 있었다. 스페인은 재정 위기로 글로벌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하더니 이번에는 축구로 전 세계 팬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다.

스페인은 유로 2012에서 우승하며 유로 2008과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 이어 4년 동안 세 번 연속 주요 대회에서 우승하는 쾌거를 거뒀다. 그동안 실력에 비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겼던 그들이 이 같은 역전 드라마를 쓰게 된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전술적으로는 공격수를 없애고 재능 있는 미드필더들의 역량을 극대화시킨 '제로톱'과 '티키타카'로 불리는 특유의 패싱 게임, 잘 구축된 유소년 시스템 등이 꼽힌다.

그러나 무엇보다 지역 감정의 극복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스페인의 고질적인 지역 감정은 국가 통합까지도 가로막고 있고 축구장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FC 바르셀로나가 있는 카탈루냐 지방의 반(反)마드리드 정서는 유명하다. 또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바스크 지방의 축구팀인 아틀레틱 빌바오는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고는 바스크인만 팀에 받아들일 정도다.



하지만 최근 4년간 스페인 대표팀만은 이 같은 지역 갈등을 극복하고 똘똘 뭉쳐 영광의 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를 비롯해 FC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스페인 우승에 큰 역할을 했으며, 빌바오의 공격수인 페르난도 요렌테도 대표팀에서 뛰었다.

이는 유로존의 미래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스페인 축구의 성공과 마찬가지로 유로존의 미래는 '통합'에 달렸다. 10여년 전 유로화 도입 당시 유럽의 지도자들도 이 같은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재정 위기가 닥치자 독일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은 한편으로는 유로화가 주는 이익을 놓치기 싫어 통합을 외치면서도 다른 한쪽으로는 자국 경제에 부담이 될까봐 해법 마련에 소극적이다. 이 같은 자국 이기주의로 유로존은 결국 붕괴 위기에 처했다. 유로 2012가 열리는 동안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비롯해 많은 정상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그들이 스페인 축구의 성공을 보며 배운 점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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