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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산책/3월 7일] 적을 교화시켜라

이경희(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전쟁에서 핵심 개념은 적군과 아군이다. 적군을 물리쳐야만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불황이 깊어져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과열경쟁으로 고생을 하는 수많은 소상공인ㆍ창업자들에게도 적과 아군의 개념은 중요하다.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적을 무찔러 굴복시켜야 하지만 사업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교화시켜야 한다. 흔히 사업자들은 경쟁업체를 적으로 여긴다. 하지만 진짜 적은 경쟁업체가 아니다. 우리를 외면하는 고객은 모두 우리의 적이다. 등 돌린 적을 얼마나 우리편으로 끌어들이는가, 설득할 수 있는가에 창업 전쟁의 승패가 달려있다. 등돌린 소비자 잡아야 창업성공
그렇게 본다면 사업에서 진정한 적이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등 돌리는 고객을 만들어내는 우리 자신에 있다고 할 것이다. 조미옥 ㈜아시안푸드 사장은 지난해 4.5평 매장에서 유통업체 최고 매출기록을 세웠다. 소문이 퍼지면서 창업자들이 줄을 섰다. 하지만 조 사장은 가맹점 모집을 엄격히 통제하고 쉽게 내주지 않았다. 가맹점이 장사가 안 되면 모두 우리의 적이 될 텐데 적을 많이 만들어서는 본사가 유지될 수 없다는 평소의 철학 때문이었다. 그래서 조 사장은 몇개의 매장만을 운영하면서 본사가 완벽한 자신감이 생길 때까지 철저하게 경영을 분석하고 연구를 거듭했다. 작은 점포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단골들이 철새처럼 다른 곳을 이용할 때 마음의 상처를 받기도 한다. 또 단골들에게는 서비스를 잘하는데 다른 가게의 이용자들에게는 대충 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단골들도 언젠가는 떠날 수 있고 마찬가지로 다른 업소의 단골들이 언제든지 내 고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아군도 없다는 말은 구멍가게 운영에도 적용이 되는 말이다. 다른 미용실로 옮겨간 고객일지라도 반갑고 정겹게 대한다면, 그리고 내가 그를 만족시킬 준비를 갖추고 있다면 그는 다시 돌아올 수 있다. 그런데 떠난 사람에게 자신도 등을 돌려버리면 고객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 나에게 등 돌린 적을 아군으로 만들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장기적인 시각이다. 모든 것을 단기적인 성과 위주로 볼 때 사람의 마음을 얻기는 힘들다. 하지만 장기적인 시각에 기반을 두고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면 이뤄지지 않는 것이 없다. 서너번 찍어서 안 넘어가던 나무도 열번 찍으면 넘어간다. 불황 속에서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데 폐업의 원인이 소비 위축에도 있겠지만 단기적인 시각으로 쉽게 포기해버리는 사업자들의 마인드도 큰 문제다. 지금은 상당한 브랜드 파워를 얻은 음식점이나 사업자들 중에 초기에 고생한 사례도 무수히 많다. 현재는 양ㆍ곱창 분야의 파워브랜드로 자리잡은 한 음식점도 사업 초기에는 손님이 적어 파리만 날렸던 경험을 갖고 있다. 상업용 공간과 주거공간 청소로 유명한 크리니트의 경우도 사업 초기에는 무척 고전했지만 장기적인 시각으로 고객을 개척한 결과 현재는 관련 분야의 대표 브랜드로 파워를 갖게 됐다. 장기적 안목으로 고객관리를
적에서 배우려는 자세도 승리를 위해서는 매우 중요하다. 적을 무찔러야 할 원수로만 생각했던 정복자들은 결코 오랫동안 점령지를 다스리지 못했다. 적을 우리 편으로 설득하고 그들을 행복하게 만들었던 정복자들만이 오랜 영화를 누렸다. 마찬가지다. 고객이 왜 나에게 등 돌렸는지를 생각하고 적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전략을 만들어낸다면 백전백승이지만 등 돌린 적을 미워한다면 절대로 그들을 아군으로 만들 수 없다. 유능한 사업가에게는 엄밀하게 본다면 적이란 없다. 잠재적인 고객이 있을 뿐이다. 모든 적을 잠재적인 고객으로 여기고 그들을 흡수할 수 있는 전략과 방안을 생각할 때 성공의 길이 활짝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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