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선덕여왕>이 지난해 11월 40%를 넘나드는 시청률로 안방극장에서 독주할 때 KBS 2TV <천하무적 이평강>은 시청률 5% 안팎에 그쳐 참패했다. <천하무적 이평강>을 연출했던 KBS 이정섭 PD는 온달 설화를 재구성했지만 <선덕여왕>에 맞서기는 역부족이었다.
절치부심한 이 PD는 올해 <제빵왕 김탁구> 2팀 감독으로 참여했다. 지난해 참패를 안겨준 MBC는 소지섭과 김하늘을 앞세운 <로드넘버원>을 준비했다. 방송전까지 MBC는 완승을, KBS는 참패를 예상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팀 감독인 한준서 PD가 우여곡절 끝에 제작진에서 빠진 탓에 이 PD는 또다시 MBC 대작과 정면대결을 펼쳐야만 했다.
“빵 냄새가 풀풀 풍기는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다짐한 이 PD는 5월부터 제과제빵학원에 직접 다니면서 김탁구를 구상했다. 소문난 제빵사를 찾아 취재하면서 빵에 대한 김탁구의 생각, 자세, 꿈 등을 하나씩 만들었다. 연패를 예상하고 뛰어든 시청률 싸움에서 결과는 정반대였다.
<제빵왕 김탁구>는 25일 AGB닐슨 미디어리서치 기준으로 올해 드라마 최고 시청률(43.6%)을 기록했다. <로드넘버원>은 5.2%에 그쳤다. 또다른 시청률 조사회사 TNmS 기준으론 12일 최고 시청률(44.9%)를 세웠다. 평균시청률에서도 <제빵왕 김탁구>는 36.0%(TNms)를 기록해 <선덕여왕>(35.4%)를 넘어섰다.
이유야 어찌 됐든 이 PD에겐 ‘싸움에서 졌지만 힘을 길러 흙먼지를 일으키며 돌아온다’는 권토중래란 고사성어가 딱 어울렸다. 그는 “방송되기까지 어려움이 참 많았다.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줄 몰랐다. 하루 종일 촬영에만 매달린 제작진과 배우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