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중국어선 랴오푸위 25222호의 소유주 위쉐진 씨는 21일 “북한군 복장을 한 사람들이 어선을 납치한 뒤 선장을 구타하고 연료를 강제로 빼앗아갔다”고 A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주장했다.
선장은 폭행을 당하는 과정에서 팔에 상처를 입었고 지금은 회복됐다고 위 씨는 덧붙였다. 위 씨는 피랍선박에 동승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또 억류상태에 놓여 있던 2주간 선원들이 배 위에서 이동할 수는 있었지만 밤에는 한 방에 갇혀 지내야 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5월 랴오닝성 어선 랴오단위 23536호가 북한에 억류됐을 당시에도 군인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에게 폭행 등의 비인도적 처우를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중국정부는 직접적인 불만을 제기하지는 않았다.
중국 정부는 그러나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는 이례적으로 북한에 전면적인 조사를 요구한 상황이다. 북한군이 조직적으로 개입했거나 폭행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양국 관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사건이 제3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 등으로 북중 간에 심상치 않은 갈등기류가 형성돼 있는 상황에서 터졌다는 점에서 양측 사이를 더욱 벌려놓은 '자극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 정부는 다만 이번 사건이 북한정부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중국 어선 피랍소식이 전해지자 3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가진 중국군 현역소장 뤄위안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북한이 나가도 너무 나갔다!"며 강한 분노를 표출하는 등 북한에 대한 중국의 반감은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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