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들어 서금회의 득세는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수출입은행을 이덕훈 행장이, 코스콤을 정연대 사장이 접수한 것도 모자라 얼마 전 대우증권은 홍성국 사장이 내정됐다. 이번에 우리은행장 자리마저 이 부행장 차지로 돌아간다면 서금회는 이명박 정부 시절 고대 출신의 '4대 천왕' 부럽지 않은 막강 실세임을 만천하에 과시하는 셈이다. 이 모든 추측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금융의 권력화는 필연코 금융산업 후퇴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정권 4대 천왕이 금융계를 쥐락펴락하는 동안 금융사고가 속출했고 가계부채는 대폭 늘어났다. 그 결과 세계경제포럼(WEF)이 평가한 우리나라의 금융시장 성숙도 순위는 80위로 아프리카의 우간다(81위)와 별반 차이 없는 바닥권을 헤매게 됐다. 관치를 일삼는 금융당국에 대한 우리 국민의 신뢰지수도 덩달아 61.3으로 낙제 수준이다. 서금회 스스로 피해를 당할 수도 있다. 2007년 결성 이후 줄곧 박 대통령을 뒷받침해온 서금회의 세력확대는 대선의 전리품을 챙기겠다는 행태로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의 자생력을 키우는 데 힘을 모을 시점이다. 민간기구인 은행연합회 회장에 KB금융지주 회장에서 낙마한 하영구씨를 내리꽂은 게 얼마나 됐다고 또 관치의 칼을 휘두르려 드는가. 진정 금융산업 발전을 바란다면 우리은행 인선과정에 행여 드리워져 있을지 모르는 권력의 손길을 당장 거둬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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