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는 올해 제144회 브리티시 오픈(디 오픈)에서도 부끄러운 기록을 남기고 말았다. 지난달 US 오픈(80타-76타)에 이어 메이저 2개 대회 연속 컷오프.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낯선 굴욕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팬들은 거의 20년간 우즈가 골프계에 명예로운 새 역사를 작성하는 데 익숙해져 있었지만 이번 디 오픈에서는 불명예 기록과 마주하게 됐다"고 논평했다.
우즈는 19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7,297야드)에서 계속된 디 오픈 2라운드를 3오버파 75타로 마쳤다. 버디 2개에 보기 5개. 전날 76타를 더해 우즈는 7오버파 151타로 3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참가 선수 156명 가운데 공동 147위. 컷 통과 기준은 이븐파였다. 우즈의 메이저대회 컷오프는 프로 데뷔 후 69개 대회 출전 만에 6번째. PGA 투어 대회로는 301개에 출전하는 동안 14번째 컷오프다. 한 시즌에 세 번이나 컷오프되기는 올 시즌이 처음.
올드코스는 우즈가 2000·2005년 두 번 디 오픈을 우승한 익숙한 곳이지만 이번에는 공략에 완전히 실패했다. 이달 초 PGA 투어 그린브라이어 클래식 7언더파 공동 32위로 자신감을 회복한 듯 했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다시 뒷걸음질쳤다. 36홀 동안 버디는 3개에 그쳤고 보기 10개를 쏟아냈다. 우즈는 "이번 대회는 우승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기회를 잡지 못했다. 코스는 그리 어렵지 않았으나 끝내 공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2013년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우승이 마지막 PGA 투어 우승인 우즈는 오는 30일 개막하는 퀴큰론스 내셔널에서 우승에 재도전한다. 완벽한 재기를 위한 스윙 교정의 과정에 있기 때문에 아직은 성적이 들쭉날쭉할 수밖에 없다는 게 우즈의 설명이지만 이 사이 시간은 하릴없이 흐르고 있다. '2020년 또는 2021년에 다시 올드코스에서 열릴 디 오픈에서는 보다 나은 성적을 낼 수 있겠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우즈는 "아마 지금보다 머리숱이 더 적어져 있겠지만 경기에서는 이번보다야 좋은 성적을 내지 않겠냐"며 웃었다.
한편 US 오픈 준우승자 더스틴 존슨(미국)이 10언더파로 1타 차 단독 선두, 마스터스·US 오픈 챔피언 조던 스피스(미국)는 5언더파 공동 14위다. 안병훈(24)과 아마추어 양건은 각각 2오버파, 6오버파로 컷오프됐다. 악천후로 중단이 잦았던 이번 대회는 일정이 하루씩 밀려 최종 4라운드가 한국시간으로 21일 끝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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