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통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과거사 문제에 대해 한목소리로 "일본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일본이 사실관계를 부정하면 안 된다.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일본이 사과하고 반성하는 것이 중요하고 아베 신조 총리가 이 문제를 수용하고 들어가야 한다"고 일본의 선(先) 과거사 인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심재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위안부 문제는 일본 정부의 공권력에 의한 여성 권익 침해 사건으로 반드시 사실관계가 인정돼야 할 것"이라며 "아베 정부의 태도가 현재의 한일관계의 냉각으로 이어진 만큼 일본 정부가 과거사를 직시해야 한일 외교관계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여야 의원들은 "일본 정부의 과거사 부정으로 인해 한일 외교관계가 지나치게 경색돼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최재천 새정연 의원은 "우리가 과거사 문제 등에 매몰돼 지나치게 근본주의적이고 원리주의적인 접근을 하는 것이 과연 현실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를 냉정히 생각해야 한다"며 "정치가 현실적인 국익을 읽어야 하는 것이라고 전제한다면 정부가 과거사 문제와 현존하는 동북아의 세력 균형 문제를 조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현실적인 접근을 주문했다. 김영우 새누리당 의원도 "위안부 문제와 정치·경제 문제와의 분리 처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따라서 외통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정부가 한일 외교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영우 의원은 "수교 50주년을 맞아 해야 한다는 식으로 못 박아서는 안 되지만 실질적인 한일 외교의 정상화를 이룬다는 차원에서 실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재천 의원도 "한일 정상회담은 오는 22일이 한일 수교 50주년인 점을 감안해 과거 50년을 반추하고 미래 50년을 이야기하는 정치적·역사적 변환점이 돼야 한다"면서 "또 8월15일이 광복 70주년이자 일본 패전 70주년인 점을 고려해 한일이 역사에 대한 반성을 통해 미래 비전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결정적 시기"라고 정상회담의 시급성을 지적했다.
그러나 심윤조 새누리당 의원은 "양국 간의 신뢰가 형성된다면 언제든지 할 수 있지만 문제는 신뢰 회복이 관건"이라며 "위안부 문제는 아베 총리의 역사인식을 묻는 리트머스 테스트로 우리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신뢰가 형성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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