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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320㎞ 마니아 300명 총출동

■ 서울경제배 코리아오픈 라켓볼 챔피언십<br>국가대표·아마추어 모여… 국내 대회 최대 인원 참가<br>남자부 권대용 우승 차지

25일 서울 서초YMCA에서 열린 제8회 서울경제배 코리아오픈 라켓볼 챔피언십 수상자들이 고진갑(뒷줄 오른쪽 네번째부터) 서울경제신문 편집국장, 강주명 대한라켓볼협회 회장 등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구기종목을 통틀어 공의 속도가 가장 빠른 종목은 뭘까. 답은 배드민턴이다. 국가대표 선수의 스매시는 잘만 맞으면 순간 최고시속 330㎞를 찍는다. 하지만 배드민턴의 셔틀콕은 사실 구(球)와는 거리가 있다. 꼬리에 깃털을 단 모양은 공보다는 작은 새를 연상시킨다. 실제로 셔틀콕은 '버드'로 불리기도 한다.

완벽한 구 모양의 공으로 하는 종목으로 범위를 좁히면 라켓볼의 속도를 따라갈 종목이 없다. 라켓볼은 스쿼시와 '자매 종목'. 천장까지 6면을 전부 쓴다는 점이 5면만 사용하는 스쿼시와 가장 큰 차이다. 공도 테니스 공처럼 크고 탄력이 좋다. 스쿼시가 아기자기한 재미를 준다면 라켓볼은 선이 굵고 다이내믹하다. 국가대표 선수가 마음먹고 때린 공은 320㎞로 벽을 때린다. 이때 발생하는 '팡'하는 짜릿한 파열음이 수만 명의 라켓볼 마니아를 양산시키고 있다.

25일 서울 반포동의 서초YMCA. 320㎞의 꿈을 좇는 전국의 라켓볼 강자들이 한데 모였다. 이들은 서울경제신문과 대한라켓볼협회가 공동주최한 제8회 서울경제배 코리아오픈 라켓볼 챔피언십(롯데백화점ㆍ한국가스공사ㆍ한국광물자원공사ㆍ한국가스안전공사ㆍ㈜신기사 후원, EKTELON 협찬)에서 건강한 땀으로 유니폼을 흠뻑 적셨다. 바깥 기온은 10도 아래서 꿈쩍도 안 했지만 코트 안은 차라리 한증막이었다. 라켓볼 한 경기에 소모되는 칼로리는 650~750㎉. 성인 여성의 한 끼 칼로리를 불과 수십 분 만에 날려버리는 셈이다.



이번 대회는 2012시즌을 마무리하는 최종전. 더욱이 올해는 저변 확대를 위해 참가비를 받지 않기로 하면서 국가대표 선수와 순수 아마추어를 포함해 국내 라켓볼 대회 최대규모인 300여명이 몰려들었다. 24일 예선을 거친 이들은 남녀부 오픈 AㆍB와 주니어부(16세 이하)로 나눠 총상금 360만원(우승 100만원ㆍ준우승 50만원ㆍ3위 30만원)을 놓고 라켓을 견줬다. 주니어부와 여자부 오픈 A에서는 각각 서광현과 석진영이 정상에 올랐고 메인 이벤트인 남자부 오픈 A에서는 권대용이 김민규를 2대0(15대6 15대13)으로 꺾고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국내 라켓볼 동호인은 3만여명. 최근에는 유소년을 중심으로 입문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유산소운동에다 온몸의 관절을 전부 이용하는 전신운동인 라켓볼은 성장기 어린이ㆍ청소년을 둔 부모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입문해 최근 주니어 국가대표로 뽑혀 LA 세계선수권대회에도 참가한 주니어부 2위 김건우(14ㆍ태평중3)군은 "150㎝대 초반이었던 키가 라켓볼을 하면서 178㎝까지 컸다. 몸무게도 10㎏이 빠지고 감기도 안 걸린다"며 "생활체육이라 다양한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좋은 점"이라고 말했다. 라켓볼은 머잖아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커 전망도 밝다. 이상수 대한라켓볼협회 전무이사는 "아시안게임에 들어가기만 한다면 일본과 금메달을 다툴 수 있을 정도로 한국 라켓볼의 수준은 높다"며 "전국의 코트 수가 200여개뿐인 환경만 개선된다면 세계적인 선수들이 더 많이 배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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