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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 '트랜스지방과 전쟁'

음식점 전면 사용금지 법안 통과에<br>시카고등 다른 도시들로 확산될듯<br>"식품의약국이 허가한 성분인데…"<br>외식업체 반대목소리도 만만찮아


미국이 '소리없는 암살자'로 불리는 트랜스지방(Trance Fat)과의 '전쟁선포'를 했다. 뉴욕시 보건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처음으로 요식업체의 트랜스지방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시카고 등 다른 도시들도 트랜스지방 사용금지 법안을 준비 중이어서 뉴욕을 시작으로 미 전역에서 트랜스지방 퇴출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뉴욕시의 모든 음식점은 이번 법안 통과로 내년 7월까지 트랜스지방이 들어간 튀김기름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또 2008년 7월 이후부터는 모든 음식에서 트랜스지방을 사용할 수 없다. 뉴욕시의 이번 조치는 평소 건강 문제에 높은 관심을 보여온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이 올 1월부터 모든 식품 업체들에게 트랜스지방의 함유량을 표기하도록 조치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안 통과로 패스트푸드 업체와 레스토랑들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오랜 기간 소규모 식당들은 과자ㆍ빵ㆍ케이크ㆍ튀김 등에 식용유나 마가린, 쇼트닝과 같은 식물성 기름을 사용해 왔기 때문에 타격이 클 전망이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패스트푸드점을 포함 뉴욕 내 음식점의 약 10%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패스트푸드 업체들도 자발적으로 트랜스지방 사용을 줄이는 추세다. 웬디스 인터내셔널은 이미 지난 8월부터 제로-트랜스지방 기름을 사용하고 있다.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업체인 맥도날드는 일부 미 체인점에서 튀김기름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오일들을 시험중이며 KFC와 타코 벨 역시 치킨 요리에서 트랜스지방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하지만 트랜스지방 사용금지법안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찰스 헌트 뉴욕시 외식업협회 부회장은 "뉴욕시가 식품의약국이 허가한 성분에 대해 사용금지 조치를 내린 것은 월권행위"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내년 12월부터 빵ㆍ캔디ㆍ초콜릿 등 대부분의 식품에 트랜스지방, 콜레스테롤 함유량 의무표시제가 시행될 예정이다. ◇트랜스지방은 식물성 기름을 고체로 만들 때 생겨나는 물질로 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에 많이 들어있다. 지난 1900년대 초 발명된 이후 동물성 기름인 버터나 라드유를 대체할 안전한 기름으로 각광 받으면서 튀김은 물론 쿠키나 크래커를 만드는데 널리 사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 연구 결과 트랜스지방이 인체 내에서 나쁜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고 동맥경화를 일으켜 심장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사용 규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식품 업체들에게 음식 성분표시 라벨에 트랜스지방 함유량을 표기할 것을 요구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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