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당 모두 내년 4월 보궐선거(서울 관악을,성남 중원, 광주 서을)와 16개월 앞으로 다가온 20대 총선을 앞두고 2010년 6·2 지방선거를 복기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당시에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이명박 정권에서 공안 드라이브를 걸며 여당의 지방선거 승리를 점치는 여론조사가 지배적이었으나 결과는 야당의 승리로 끝났다. 공안몰이에 대해 겉으로는 수용하는 척했던 유권자들이 막상 선거에서 거부감을 표출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22일 지도부가 나서 새정치민주연합에 "종북과 헌법 파괴를 일삼는 낡은 진보세력과 절연해야 한다(김무성 대표)" "일각의 (헌재 판결) 불복에 대해 걱정스럽다. 이것은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완구 원내대표)"이라며 공격했다. 선거를 앞두고 새정치연합에 종북 숙주론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비선 라인 국정개입 의혹에 따른 문건 유출 사건도 덮는 효과가 있어서다.
하지만 중도우파를 중심으로 한 당 일부에서는 역풍 우려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익명을 원한 한 중도개혁 성향 의원은 "새정치연합과 보조를 맞춰 공무원연금 개혁과 민생·경제활성화법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2010년에도 봤듯이 공안몰이에 치중하면 결국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헌재에 대한 아쉬움을 피력하며 여당에도 각을 세웠지만 내부적으로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통진당과 연대한 원죄론으로 인해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민주주의 기초인 정당의 자유가 훼손된 것을 우려한다. 시대착오적 인식과 철 지난 이념은 비판 받아야 하지만 이는 국민이 선택할 문제다. 헌재의 결정이 비선 라인의 국정 농단과 정부 실정을 덮지 못한다(문희상 비대위원장)" "(대통령이 좌우하는) 헌재 구성방식은 근본적 한계가 있다.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우윤근 원내대표)"고 지도부가 나섰지만 내부에서는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거나 "종북 이미지와 확실히 갈라서 빌미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무슨 할 말이 있나. 원죄론 때문에 빨리 이번 사태가 지나가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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