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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블화를 기축통화로"

메드베데프 역설 불구 전문가들 "아직은…"

달러 및 유로화에 이어 러시아 루블, 중국 위안화 등이 글로벌 기축통화로의 도약을 꿈꾸고있다. 그러나 기축통화는 자유로운 자본시장을 전제로 하는 만큼 이들 통화가 기축통화로 부상하려면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8일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 연설에서 "3~5년 전까지 새로운 기축통화의 창설은 환상처럼 보였지만, 러시아는 이제 이 논의를 진지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글로벌 옵션(다른 기축통화)을 확대하는 방안을 계속 논의하고 있다"며 "전세계는 최대 6개의 기축통화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루블화를 기축통화로 끌어 올리려면 모스크바를 글로벌 금융허브로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축통화로의 부상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만만치 않다. 스탠리 피셔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는 "기축통화가 되려면 통화거래가 자유로운 자본시장을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루블, 위안화 등의 위상이 강화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골드만삭스는 루블화가 오는 2015년까지 위안화와 함께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을 구성하는 바스켓통화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했다. 짐 오닐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억제가 가장 중요하다"며 "경제정책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목표로 삼지 않으면 루블화는 SDR의 구성통화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최근 달러화 위주의 보유외환을 다변화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알렉세이 울류카예프 러시아 중앙은행 부총재는 지난 16일 "호주 달러와 캐나다 달러를 외환 운용 통화로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가 7.9%나 줄어들어 국가 창립(1991년) 이후 최악의 경제실적을 기록했다"며 "러시아의 최근 움직임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무너진 글로벌 파워를 다시 되찾기 위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취약한 경제제도 및 정치혼란 등으로 이런 시도를 실현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닐 멜러 뱅크오브뉴욕멜론 이코노미스트는 "브릭스 국가들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글로벌 기축통화 논의는 가능하다"면서도 "아직은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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