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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소신파와 부화뇌동파

지난 70년대 말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인 크라이슬러가 휘청거리자 미국의 증권가에서는 비관적인 전망이 팽배했다. 증권 브로커들은 크라이슬러가 곧 망할 것이라며 주식을 빨리 처분하라고 투자자들에게 조언했다. 당시 분위기에서 크라이슬러의 주식을 산다는 것은 미친 짓으로 간주됐다. 하지만 유럽 투자계의 거물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주당 3달러의 헐값에 주식을 대거 매입했다. 그는 누가 뭐라든 상관없이 주식을 잔뜩 사놓고 이후 주가 등락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코스톨라니는 왜 이 같은 ‘모험’을 감행했을까. 그는 리 아이아코카의 경영능력을 믿었던 것이다. 실제로 그 이후 아이아코카는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잇단 신모델 출시를 통해 크라이슬러를 보란 듯이 살려냈다. 이 투자로 코스톨라니는 몇 년 만에 50배가 넘는 대박을 터뜨렸다. 코스톨라니의 사례는 소신 있는 투자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올들어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우리 증시를 보면 코스톨라니의 투자방식에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다. 지난해 적립식 펀드 붐을 바탕으로 코스피지수가 ‘1,000포인트 벽’을 넘어서자 증권가에서는 우리 증시의 변동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됐다. 하지만 올들어 조정을 받는 과정에서 이 같은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말 조정 가능성이 제기됐을 때 이를 무시하고 주식을 사는 데만 열을 올리던 국내 투자자들은 올들어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하자 뒤늦게 처분에 나섰다. 문제는 개인은 말할 것도 없고 기관들도 단타매매에 가담하면서 증시 변동성이 더 커졌다는 점이다. 기관들은 그동안 매수했던 종목들을 한꺼번에 털어냈고 이 과정에서 매물이 집중된 중소형주는 된서리를 맞았다. 코스닥시장에서는 한달 만에 3분의1토막이 난 종목도 속출했다. 결국 개인이고 기관이고 할 것 없이 모두 부화뇌동파였던 셈이다. 부화뇌동파가 많은 증시에서는 좋은 소식은 주가에 반영되지 않고 나쁜 소식은 바로 엄청난 충격을 준다. 지금처럼 개인이나 기관들이 그날그날의 작은 파도에 휩쓸리는 부화뇌동 투자로 일관한다면 이제 막 대세 상승기에 접어든 우리 증시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크다. 큰 그림을 보고 소신 있게 투자하는 주체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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