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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월 10일] to 미네르바
입력2009-01-09 17:12:12
수정
2009.01.09 17:12:12
김광수 기자
[기자의 눈/1월 10일] To 미네르바
김광수 기자 bright@sed.co.kr
미네르바, 당신은 지난해 여름부터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더니 연초부터 다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군요. 당신이 검찰에 긴급 체포됐다고 해서 사람들은 호기심 반 우려 반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당신이 자신에 대해 스스로 밝혔던 "30대 중반 이후 미국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기업 인수합병과 서브 프라임 자산 설계에 발을 담갔다"는 '금융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굳이 명문대학 졸업을 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31세를 왜 50대로 추정하게끔 표현한 것인지, 그리고 있지도 않은 석사학위로 학력을 부풀려야 했는지 의문입니다.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위해서였다면 당신은 이때부터 이미 '범의(犯意)'를 지니고 있었다고 보입니다.
당신이 맞힌 일부의 전망(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예상, 원ㆍ달러 환율 급등 등등) 때문에 네티즌들은 당신의 글에 신뢰를 보였고 '인터넷 경제 대통령'이라며 힘을 실어줬습니다. 정부 정책을 힐난하고 라면 사재기를 선동할 때도 '그럴 수 있다'며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가뜩이나 불황의 그늘이 덮친 국내 경제에 대해 더욱 불안해 했고 서민들은 지갑을 여는 것 자체가 사치라고 생각할 정도로 위축됐습니다.
검찰의 과잉수사 논란을 희석하려는 것도 아니고 정부 정책을 감싸기 위한 것도 아닙니다.
제 나이와 비슷한 31세의 젊은이가 왜 굳이 나이를 속여가면서까지 글을 올렸느냐는 것입니다. 인터넷은 익명의 장점이 있지만 때로는 이 익명이 무서운 범의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거친 글이 잠시나마 시민들에게 대리만족을 느끼게 했던 건 사실입니다. 거침없는 독설은 때로는 시민들을 대신해 정부를 질책하는 것처럼 오해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당신의 글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앞으로 당신이 했던 것처럼 필명으로 올리는 글에도 관심을 두지 않겠습니다.
국민을 생각해 위기의식을 전하려고 좀더 설득력 있는 목소리가 필요해 신분을 과장했다고 이해도 해보지만 그건 미네르바의 최대 실수로 생각됩니다. 그런 마음일수록 자신을 떳떳이 밝혔어야 맞다고 생각합니다.
미네르바, 당신을 계기로 익명보다는 실명으로, 비난보다는 비판으로, 담론보다는 구체적인 대안을 갖춘 주장들이 인터넷 토론장에 넘쳐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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