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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민주당의 자가당착


"한마디로 답답하죠. 심사해야 할 예산과 법안은 태산처럼 산적해 있는데…." 여야를 막론하고 요즘 국회의사당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의원들이 하는 얘기다."언제까지나 강행처리와 보이콧이 반복되는지…"(여당),"예산심의에 참여해 실리도 챙겨야 하는데 날치기를 당해서…"(야당)로 뉘앙스만 다를 뿐이다. 지난 22일 오후 한나라당의 한미 자유무역(FTA) 단독처리에 반발해 야당이 국회일정을 전면 거부하면서 예산심의와 법안심사가 표류하고 있다. 야당이 끝내 등원을 거부하면 시시비비가 제대로 걸러지지 않은 채 또다시 여당 단독으로 정부안에 준해 예산안과 각종 쟁점법안들이 통과될 우려가 있다. 더구나 지금은 정치권에서 그동안 씨를 뿌리고 갖은 정성을 다 들인 끝에 막 추수를 하려는 시점이다. 326조원이 넘는 정부예산안은 예결특위 계수조정소위에서 실질적으로 감액ㆍ증액심사가 시작되는 때이고, 산적한 민생ㆍ쟁점법안들도 각 상임위 법안소위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야 하는 단계다. 지금 국회를 열지 않으면 한해 농사를 망치는 것이다.'내 돈이 허투루 쓰이는 것은 아닌지, 내 생활과 밀접한 법안들이 민생과 괴리된 채 통과되지는 않을까, 한미 FTA의 피해 대책은 내실을 기할 수 있는지'등등 걱정이 앞선다."계수소위에 참여해 과감히 불요불급 예산은 삭감하고 민생예산은 증액하고 싶은데… 그치만 내 맘대로 되나(박기춘 민주당 계수소위 위원)"는 독백이 와 닿는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국회는 보이콧하면서 장외투쟁도 효과적으로 하지 못하고 그 와중에 야권통합을 놓고 티격태격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민주당의 뿌리로 40년 넘게 야당을 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실사구시(實事求是) 차원에서 원내외 병행투쟁 소신을 견지했다. 핵심측근이었던 박지원 민주당 전 원내대표는 "김 대통령은 야당시절 '야당은 국회를 포기하면 안 된다. 원내외 병행투쟁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고 전했다. 원내외에서 한미 FTA에 관한 장밋빛 환상의 허실을 밝히고 대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예산과 법안처리에서 워치독 역할을 하라는 얘기다. 민주당은 10년 집권의 경륜을 살려 민생을 더 챙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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