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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이희선(45)씨는 아이들 통학을 돕고 장보기에 쓰기 위해 경차를 한 대 살까 고민 중이다.
이미 집에 차가 한 대 있기에 '세컨드카'에 돈이 많이 들어가서는 안된다는 게 이 씨의 생각. 유지비가 최대한 적게 드는 차를 찾다 보니 전기차를 주목하게 됐다. 하지만 주위에 전기차를 이용해 본 사람이 없다 보니 덜컥 전기차를 구입하기가 두렵기도 하다. 이 씨 같은 이들이 이용하면 좋은 서비스가 '전기차 셰어링'이다. 전기차 셰어링 이용방법과 전기차 구입 방법, 관련 혜택을 정리해봤다.
우선 전기차 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하면 한 시간 단위로 전기차를 빌려탈 수 있다. 전기차 구입에 앞서 시승해보고 싶은 이들에게도 좋은 서비스다. LG CNS의 자회사 에버온이 운영하는 '씨티카'는 기아자동차 '레이 전기차(EV)', 르노삼성 'SM3 Z.E.' 등을 빌려준다. 회원 가입 후 이용요금이 시간당 5,000~6,000원 수준인 데다가, 밤 10시부터 다음날 아침 9시까지는 심야요금이 적용돼 단 1만원에 전기차를 쓸 수 있다.
충전비도 따로 들지 않아 주행거리에 따라 택시보다 훨씬 경제적이다. 예를 들어 화곡동에 사는 회사원 김씨가 강남에 있는 회사에서 야근을 마치고 귀가할 때 택시를 탄다면 요금이 2만원으로 씨티카의 두 배 이상이다.
에버온 관계자는 "현재 씨티카를 빌려 탈 수 있는 '씨티존'은 서울 시내 56곳으로, 왕복 100㎞ 이내의 거리라면 전기차 셰어링이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한카' 등의 전기차 셰어링 서비스가 있으며, KT렌탈 등은 제주도에서 전기차 렌탈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모두 일반 카셰어링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각 사의 홈페이지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가입할 수 있으며, 정해진 주차장에서 앱으로 차를 열고 타면 된다. 차량 이용과 반납 등은 모두 무인으로 운영된다.
전기차 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해본 후 전기차 구입을 결정했다면, 자신의 거주지역이 '전기차 선도 도시'인지 확인해봐야 한다. 제주도, 부산, 창원, 광주, 전남 영광에서는 전기차를 구입할 때 1,800만~2,4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4,200만~4,300만원인 르노삼성의 'SM3 Z.E.'를 구입할 때 보조금 2,000만원을 받으면 2,000만원 초반대로 가격이 내려간다. 서울시도 내년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아직까지는 각 시에 따라 한정된 물량을 공모받아 '당첨자'를 뽑는 방식인 탓에, 제주나 부산에서는 공모 경쟁률이 각각 7:1, 4:1까지 치솟았다.
물론 보조금에도 불구하고 전기차가 기존 내연기관 차량보다 다소 가격이 비싼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유지비가 저렴하다는 강점도 무시할 수 없다. 먼저 기름값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국내 운전자 중 70% 이상은 하루에 60㎞도 채 달리지 않는다. 이 경우 전기차를 충전하는 데 필요한 전기세는 월 3만~4만원 정도다. 전기차의 하루 이용 비용이 1,000원꼴에 불과한 셈이다. 다만 휴대전화 충전하듯이 아무데나 코드를 꽂으면 안 된다. 전기차용 충전기를 사용해야 누진세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엔진오일 교환 등이 필요 없어 내연기관 차에 비해 유지보수 비용이 훨씬 적다.
기타 비용과 관련해서도 혜택이 많다. 올해 전기차를 구입하면 취득세(140만원 한도)와 공채(도시철도채권 200만원·지역개발채권 150만원 한도)를 한시 감면받고, 완속충전기 설치도 지원받는다. 또 남산 1·3호 터널을 지나는 전기차는 혼잡통행료가 무료이며, 수도권 공영주차장 이용료는 50%만 내면 된다.
한편 현재 우리나라에 출시된 전기차는 기아차의 레이와 '쏘울' 전기차, SM3 Z.E., 한국GM의 '스파크' 전기차, BMW i3 등 총 5종이다. 제주도에서 공모를 받은 닛산의 '리프'는 하반기에 구매객들에게 인도될 예정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인 만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어 BMW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인 'i8'을 올해 국내에서 출시할 예정이며, 현대자동차 최초의 전기차는 오는 2016년에 공개될 전망이다. 전기차 모델들이 늘어나는 사이 신축 건물과 공공기관, 대형상업시설 등 위주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도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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