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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관광 두레로 지역경제 활력을

박광무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할아버지 시대에 벼농사는 가장 중요한 산업이었다. 깊은 산골짜기에도 물을 대고 소를 몰아 써레질하고 모내기를 했다. 이때 두레는 일손이 모자라는 농촌에서 중요한 공동 노동조직이다. 서로 협력하고 함께하는 전통을 이어왔다. 우두머리 좌상에서 전체 통솔자인 행수(行首)와 작업을 진행하는 수총각(首總角)이 있고 기록과 회계를 보는 유사서기(有司書記), 그리고 가축을 돌보는 방목감 등 다양한 직분이 있었다. 두레의 공동노동은 모내기, 물 대기, 김매기, 벼 베기, 타작 등 논농사 전과정에 적용됐다. 많은 인력이 합심해 일을 해야 하는 모내기와 김매기에는 거의 두레가 동원됐다. 두레는 마을 공동체의 축제로 이어졌다. 마을의 공동 잔치로 호미씻이와 같은 놀이도 함께 했다. 모내기나 추수를 마친 뒤 공동 작업에 참여한 사람들이 함께 음식과 술을 먹고 농악에 맞춰 연희와 더불어 뛰고 놀면서 노고를 달래고 결속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때 주인집에서는 많은 음식을 장만해 흥을 돋워줬다.

최근 관광두레 사업이 주목을 끌고 있다. 오늘날 지역 경제 특히 농촌의 1차 산업은 급속한 고령화와 인구의 도시유출로 과거 농경시대의 전통이 맥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농업을 6차 산업으로 칭하면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이는 농업을 기반으로 하되 제조업·서비스업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접근방식을 말한다. 관광두레는 여기서 효과적이고 창조적인 공동 사업의 주체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정책의 융합 효과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관광두레는 농산어촌의 지역 주민이 중심이 돼 자율적으로 기업을 일구는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는 시책이다. 지역 관광에 있어서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주민과 관광객 간의 관계를 새롭게 하고 지역 문화를 바탕으로 관광사업을 만들어내며 지역민의 자율경영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관광두레는 지역 관광공동체를 키워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공유가치를 추구한다. 또 지역 기반 관광생태계를 조성해 지속 가능한 지역발전을 도모한다. 관광두레사업은 먼저 공동체 방식의 지역 관광사업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관광두레 기획가(프로듀서)를 선발하며 지역민의 공동체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훈련에 이어 지역 고유의 문화유산·음식·축제·자연환경 등의 자산을 활용한 관광 상품화와 관광창업 등 전과정에 대해 현장에서 멘토링을 지원한다.



관광두레는 우리가 이미 지니고 있는 지역의 문화기반과 인적조직이 새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창조적으로 이끌고 문화관광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도모하는 일이다. 지역 인적자원의 협동과 풀뿌리 역사문화전통을 관광 자원화하는 계기가 된다. 가장 한국적인 가치와 전통을 가장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선순환 구도로 만들어가는 수단이요, 과정이다. 관광두레를 통해 연차적으로 전국의 모든 생활권에서 창조적인 문화관광기업이 일어나고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세대를 전승하는 좋은 전통의 새로운 맥 잇기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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