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켓볼 대중화의 ‘요람’이 될 국내 첫 이동식 코트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25일 개막해 오는 29일까지 경기 일산의 거리형 쇼핑몰인 라페스타 광장 특설코트에서 계속되는 제4회 서울경제배 한국오픈 라켓볼챔피언십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이동식 코트. 가로와 높이 6.1m, 세로 12.2m의 대형 유리상자는 행인들의 발걸음을 멈춰 세웠다. 마루바닥을 뺀 나머지 5개 면은 두께 12mm의 강화유리 총 98장으로 이뤄졌다. 유리 무게만도 10t에 육박하고 조립하는 데에도 꼬박 이틀이 걸렸다. 제작비 3억원이 투입된 이 코트는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하다. 이동식 코트는 미국 등지에 소수가 있지만 야외 경기는 이번이 세계 최초다.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된 이 코트는 내년 7월 대만에서 열리는 ‘월드게임2009’에 대여된다. 월드게임은 올림픽 이듬해에 개최돼 라켓볼, 럭비 등의 비올림픽 종목 최강자를 가리는 스포츠 축제다. 한두 면에서만 볼 수 있었던 라켓볼 경기를 4면에 둘러앉아 관전할 수 있게 됐고 중계방송도 가능해졌다. 동호인들은 이동식 코트가 저변확대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영선 한국라켓볼협회 회장은 “다이내믹한 신체, 두뇌 스포츠인 라켓볼이 클럽스포츠에 머물러 왔지만 이동식 코트를 통해 보는 스포츠로서의 매력도 널리 알리게 됐다”면서 “앞으로 세계대회 유치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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