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당뇨병 환자 3명 중 1명이 발이 썩는 합병증(당뇨발) 발생 가능성이 높은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을 앓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발의 말초신경이 손상돼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을 방치할 경우 뼈와 살이 썩어들어가는 당뇨발(당뇨병성 족부궤양)로 악화돼 발이나 발가락을 절단해야 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전국 40개 병원 3,999명의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 유병률이 3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가장 많은 당뇨병 합병증으로 알려진 눈의 망막이상(약 34.4%)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통상 당뇨발 환자의 80%에서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이 나타나며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을 앓은 지 3년이 되면 당뇨발이 발생할 위험률이 14배 이상으로 증가한다고 학회 측은 설명했다. 조사 결과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은 당뇨병을 앓은 지 5~10년이 된 환자에게서 가장 많이 나타났으며 6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어 노인 당뇨병 환자들이 특히 조심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 환자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상은 '발, 또는 다리에 저린 감(64.8%)'이지만 초기에는 심하지 않기 때문에 단순한 저림증으로 생각해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이 저림증은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의 시작이며 점차 극심한 통증이나 무감각으로 악화된다. 환자들은 이 외에도 발 또는 다리에 찌르는 듯한 느낌, 이불이 피부에 닿을 때 아픈 느낌, 발 피부가 건조해 자주 갈라짐, 발의 무감각 및 화끈거리는 통증 등을 주로 호소했다. 당뇨병학회의 한 관계자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 환자 중 이전에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으로 진단된 경우는 고작 12.1%에 그쳤다"며 "당뇨병 환자가 발이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면 제일 먼저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을 의심하고 즉시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당뇨발을 막을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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