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의 수출공세에 국내시장을 빼앗긴 인도ㆍ베트남 등 여타 신흥국들이 제조업을 기반으로 경제를 일으킬 기회를 잃어가고 있다고 3일 보도했다. 국산 자동차나 가전제품을 육성하지 못하고 중국산에 시장을 내주면 국민소득이 고스란히 중국으로 빠져나가는 것은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한계가 있어 지속적인 경제성장이 어려워진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중국의 총수출액은 7.6배 늘어났지만 신흥ㆍ개도국에 대한 수출은 같은 기간 무려 14.7배나 증가했다. 값싼 중국산 가전제품이나 생활용품이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은 물론이고 다른 신흥국에서도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별로는 2011년 대인도 수출액은 2000년 대비 32.3배, 브라질과 베트남에 대한 수출도 각각 같은 기간 26배와 18.9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급속도로 퍼져가는 중국산 제품 때문에 다른 신흥국에서는 농업에서 공업ㆍ서비스업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경제발전 시나리오가 벽에 부딪쳤다. 밀려드는 중국산 제품 때문에 제조업을 키울 기회를 잡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대표적인 신흥국은 인도다. 취약한 제조기반에서 비롯된 인도의 무역적자는 지난해 1,600억달러 규모였다. 특히 대중국 무역적자는 지난해 현재 270억달러로 2000년 대비 100배나 늘어났다. 인도의 대중수출은 이 기간 17.3배 늘어난 반면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32.3배나 증가했다.
다른 신흥국들도 '메이드 인 차이나'에 속속 시장을 내주면서 제조업 성장의 길이 막힌 실정이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산업별 경제성장 기여 비중을 분석한 결과 중국은 2차산업이 국내총생산(GDP) 성장의 절반 이상을 이끌어온 반면 인도와 러시아 경제성장에 대한 2차산업의 기여도는 각 27%, 브라질은 18%에 그친 것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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