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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한강, 이젠 시민 품으로

[동십자각] 한강, 이젠 시민 품으로 박연우 ywpark@sed.co.kr 한강 노들섬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청계천 복원으로 나날이 주가가 치솟고 있는 이명박 서울시장이 지난해 노들섬 부지에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같은 예술센터를 만들겠다고 밝히면서부터다. 서울시는 당초 이 시장 임기(2006년 6월) 중 오페라하우스를 착공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이를 오는 2008년으로 연기했다. 2,500억원대로 예상했던 사업비가 국내외 아이디어 공모과정에서 5,000억원대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문화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거대한 건축물을 지어 명소로 만들고 관광객을 모은다고 문화도시가 되느냐"고 반문하면서 "우리는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이 어우러진 문화생태도시, 크고 작은 문화 프로그램이 시민의 삶에 스며 있는 도시를 원한다"며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건축가 모임에서도 단골 얘깃거리가 됐다. 한 건축가는 개인 의견이라면서 "노들섬에까지 엄청난 규모의 건물이 들어서면 강변을 따라 늘어서 있는 고층아파트와 함께 위압감을 줄 수 있다"며 "특히 섬 규모가 작으므로 큰 건축물이 들어서면 섬인지 건물인지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아주 부자연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노들섬은 한강대교 교각 아래 있는 타원형 섬이다. 한강대교를 지나다 보면 테니스 연습장과 함께 버드나무 숲이 펼쳐져 있는 이 섬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섬 중앙부에는 꽤 넓은 헬기착륙장이 있고 옆으로는 제법 넓은 숲도 있다. 이곳은 멸종위기 야생동물로 지정된 맹꽁이의 주서식지이기도 하다. 한강을 끼고 둘러쳐진 콘크리트 길을 걷다 보면 저 멀리 한강철교와 용산이, 여의도 쪽으로는 63빌딩과 빽빽이 들어선 아파트단지가 보인다. 그러나 이와 대조적으로 노들섬에는 낚싯대를 드리워놓고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사람들이 간간이 눈에 띄기도 한다. 호기심에 이끌려 한번이라도 다녀온 사람은 황량하고 쓸쓸한 느낌과 함께 한강 경관과 잘 어울리는 이 섬에 반할 것이다. 승용차를 타고 다리 위를 오가다 회색 콘크리트로 뒤덮인 주변 경관 사이로 보이는 노들섬의 짙푸른 버드나무 숲은 도시생활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해준다. '신개발주의' 논리로 밀어붙이기보다는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을 만들기 위해 지혜를 모으는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입력시간 : 2005/11/09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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