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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어수선한 새정부 출범

새 정부가 출범했지만 세상이 어수선하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속담처럼 11년만의 최대 경상수지 적자 소식에 서민들은 외환위기의 악몽을 떠올리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물가는 물가대로 치솟고 있는 반면 경기는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새 정부 경제장관이 인수위 당시의 경제성장 목표인 6% 달성도 쉽지 않다고 했지만 시장은 5%대는커녕 4%대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3%대로 추락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들은 기업대로 “이게 새 정부의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 friendly)인가”라며 의아해 하고 있다. 삼성 특별검사로 삼성만 초긴장상태가 아니다. 여타 그룹들 역시 남의 집 일이 아니라며 긴장하고 있다. 제2의 외환위기를 막아야 할 컨트롤타워인 새 정부는 인사파문ㆍ조직개편으로 정신이 없다. 능력위주라는 명분을 바탕으로 영남 위주의 청와대 비서실 인선에 ‘강부자(강남 부동산 부자)’ 조각을 해 여론의 뭇매를 맞더니 차관급 인사에서는 역으로 철저한 지역 안배, 학교 안배에 나서 ‘능력 있는’ 일선 공무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또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으로 경제 부문에 대한 컨트롤타워가 분산됨에 따라 위기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여기에 새로 출범하는 부처의 장관들은 위기관리, 안정적인 성장잠재력 확충보다는 성과를 중시하는 청와대에 짧은 시간 안에 잘 보이려 여념이 없는 듯 하다. 여권 핵심 일부에서 “현 내각은 어차피 정권초기의 과도기 내각인 만큼 하반기가 되면 대대적으로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장관들의 단기성과 집착과 이에 따른 부작용이 더욱 커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러다 보니 여당까지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에 대해 “올 가을 찬바람이 불 때까지 경제가 살아나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느냐“라고 경고했다. 이명박정부는 새 정부의 성격을 실용정부로 규정했다. 그러나 진정 실용적으로 변한 것은 정부가 아니라 유권자다. 유권자들은 이제 더 이상 이념이나 명분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새 정부가 무능력하다는 것이 드러나는 즉시 유권자들은 ‘실용적으로’ 판단, 등을 돌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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