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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한국GM '쉐보레 크루즈5'

해치백 투박함 벗고 세련미 물씬~<br>동급 경쟁모델 차량중 전장·전폭 최대<br>SESC 장착 코너링서도 승차감 뛰어나


우리나라에서 뒷좌석과 트렁크가 연결된 형태의 해치백은 사실상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길거리에 지나 다니는 차량의 절반이 해치백인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의 도로 위는 오랫동안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점령해왔다. 물론 국내 완성차업계가 소비자들이 선뜻 사고 싶을 만한 해치백 모델을 내놓지 않은 탓도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내에도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면서 해치백의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은 해치백에 대한 편견을 쉽게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해치백은 세단에 비해 멋이 없고 실내공간이 좁을 것이란 생각이 그렇다. 한국GM이 지난달 선보인 '쉐보레 크루즈5'는 이러한 편견을 말끔히 날려버리기에 손색없다. 먼저 기존 세단 디자인의 장점을 최대한 반영한 외관은 '해치백은 투박하다'는 통념을 깨뜨린다. 후드에서 트렁크까지 이어지는 아치형의 유연한 루프 라인은 보는 각도에 따라 세단에서부터 해치백으로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흐름을 보여주며 역동성과 세련미를 동시에 강조했다. 크루즈5를 가장 돋보이게 하는 점은 뭐니뭐니해도 동급 최대의 전장(4,510m)과 전폭(1,790mm). 경쟁모델인 기아차의 포르테 해치백(4,340mm/1,775mm)이나 현대차의 i30(4,245mm/1,775mm)를 압도하는 우월한 차체 길이는 기존 해치백의 단점으로 지적돼온 좁은 실내공간을 한층 여유롭게 재구성해냈다. 역시 동급 최대를 자랑하는 넓은 트렁크(413리터) 용량은 해치백의 본질을 더욱 충실히 반영했다. 시동을 걸고 주행을 시작했다. 시승코스는 여의도를 출발해 일산 자동차극장을 오가는 왕복 109km 구간. 꽉 막힌 도심을 벗어나 자유로에 올라 서서히 가속페달을 밟으며 속도를 높였다. 초반 반응은 다소 더디게 느껴졌지만 시속 100km를 넘어서면서부터 점차 탄력이 붙어 시속 140km까지는 무난하게 치고 나간다. 다만 가속시 계속 따라붙는 엔진소음은 귀에 거슬린다. 기존 차체자세제어장치(ESC)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최신 전자식 주행안전제어장치(SESC)는 급격한 코너링에도 차체를 균형 있게 잡아주며 안락한 승차감을 선사했다. 1.8리터 DOHC ECOTEC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142마력, 최대토크 17.8kg.m의 성능을 발휘하며 리터당 13.7km를 달린다. 친환경 2.0리터 VCDi 디젤엔진을 장착한 모델의 경우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36.7kg.m, 연비 15.9㎞/ℓ까지 높아진다. 가격은 가솔린 모델은 1,701만~1,948만원, 디젤은 2,050만~2,236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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