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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3월 22일] 넘쳐나는 시중자금 쏠림현상 대책없나
입력2010-03-21 18:25:09
수정
2010.03.21 18:25:09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이 넘쳐나는 돈을 주체하지 못해 고민이다. 시중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주로 금융권에서만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자금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대기업에는 돈이 넘치지만 중소기업ㆍ서민가계는 필요한 자금을 구하지 못하는 양극화가 그것이다. 지금과 같은 초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시중자금이 흐르지 않고 금융권에 고여 있는 쏠림현상은 경기회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는 점에서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
풍부한 유동성에도 불구하고 돈이 돌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마땅한 투자대상이 없기 때문이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금융상품의 수익률이 크게 떨어졌고 지난해까지 활기를 띠던 부동산도 올 들어서는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는 저축은행 부실화 가능성을 높여 은행권과 안전자산으로 자금의 이동을 촉진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은행의 경우 지난해 고금리를 내건 대대적인 특판예금 판매를 통해 막대한 자금을 확보해 유동성이 넘치고 있다. 지난 2월 말 현재 국민ㆍ신한 등 4대 시중은행의 수신액은 588조원으로 한달 새 무려 17조원이나 늘어났다. 그러나 대기업들의 경우 400조원이 넘는 현금자산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은행 대출수요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은행들은 오히려 머니마켓펀드(MMF)를 통해 채권을 사거나 자신들이 발행한 은행채를 상환하고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이 같은 쏠림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봤다. 조선ㆍ건설 등 불황업종의 구조조정을 앞둔 가운데 대외적으로 미중 간 마찰, 유럽의 재정위기 등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경제의 혈맥인 돈이 은행권에서만 맴도는 것은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이 안 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 활성화를 통해 자금이 생산적인 부문으로 흘러가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소비도 살고 경제활력도 높아진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안이 검토될 수 있지만 특히 부실기업과 업종을 중심으로 신속하고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경제 불확실성을 줄이는 일이 시급하다. 아울러 과감한 규제완화로 기업들의 투자 마인드를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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