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언프렌디드 : 친구삭제
같은 학교에 다니는 여섯 명의 친구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그룹 화상 채팅을 하던 중 초대받지 않은 누군가가 자신들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음을 알게 된다. 게다가 이 누군가는 1년 전 자살한 동급생 ‘로라 반스’의 아이디를 쓰고 있다. 로라 반스는 자신이 술에 취해 실수한 모습을 찍은 동영상이 누군가의 장난으로 유튜브 등 인터넷에 퍼진 후 심한 놀림과 괴롭힘을 당한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모두 처음엔 그저 질 나쁜 장난 정도로 생각했지만 이 불청객의 말을 거스른 친구들이 하나씩 목숨을 잃는 것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차츰 공포로 질린다. 그리고 이 불청객은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 간 자를 비난하며 너희의 비밀 또한 폭로해주겠다고 나선다.
스토리 자체로는 기존 하이틴 호러와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이는 이 영화, ‘언프렌디드 : 친구삭제’의 특별한 점은 바로 형식이다. 82분의 상영시간 동안 관객이 보는 것은 오직 하나, 바로 주인공 블레어(샐리 해닝 분)의 컴퓨터 화면 뿐. 이야기가 진행되고 전달되는데 많은 제약이 따를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게 놀랍다. 정보를 얻고 활용하는 것뿐 아니라 친구와 교류하고 대화하는 것, 심지어 연인과의 밀담까지 컴퓨터를 통하는 10대들. 컴퓨터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기 위해 컴퓨터 화면을 스크린으로 그대로 옮겨온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영화의 시간과 현실의 시간이 같은 리얼타임 방식을 택한 점도 기발하다. 이를 테면 블레어가 페이스북 댓글을 남기거나 남자친구 미치에게 문자 메세지를 보낼 때 그 내용을 몇 번이고 다시 고쳐 쓰는 모습을 통해 그녀의 심리 상태까지 짐작할 수 있다.
다만 소재나 접근방식의 신선함에 비해 스토리와 결말이 약간 뻔하게 느껴질 수 있다. 시각적인 공포도 다소 약한 편이다. 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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