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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투자 의욕 꺾는 '은행 펀드수수료'
입력2007-04-16 17:11:16
수정
2007.04.16 17:11:16
“펀드를 하나 가입하면 은행 직원이 매년 1.68%씩 판매보수를 뗀다고 하더군요. 여기에 운용보수와 부가수수료를 합치면 총수수료가 2.6%에 이릅니다. 상담도 제대로 하지 않고 서류에 서명하는 게 고작인데 이렇게 높은 수수료를 받는다니 펀드에 가입하고 싶은 마음이 싹 가시더군요.”
“가입하려는 펀드 정보를 신문으로 꼼꼼하게 찾아보고 은행을 찾았는데 판매하는 직원의 설명이 달라서 깜짝 놀랐습니다. 직원이 다른 상품과 헛갈린 것인데 상품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고 수수료만 챙기는 것이 도둑 심보와 다를 게 있습니까.”
은행 창구에서 해외펀드에 가입한 고객들의 푸념이다. 은행들의 예ㆍ적금 금리는 물가상승률을 따라가기도 벅찬 데 비해 국내외 주식시장이 모두 호조를 보이면서 이들처럼 주식형 펀드를 기웃거리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 게다가 금융회사들이 대대적으로 펀드상품을 출시하면서 이제는 일반인들에게 펀드가 은행의 정기예금만큼이나 친숙한 목돈 굴리기 상품이 됐다.
펀드 판매가 늘어나면서 6대 시중은행의 지난 2006년 펀드 관련 수수료 수익은 6,096억원으로 한해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올 들어서도 은행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펀드상품을 선보이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특히 해외펀드는 수수료가 국내 주식형 펀드보다 1%포인트가량 높다.
문제는 은행들의 펀드 수수료가 판매 노력에 상응하는 수준이냐는 점이다. 앞서 사례에서처럼 최근 펀드 수수료에 불만을 제기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창구 직원의 전문성 부족에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전혀 떠안지 않고 은행이 매년 2%에 달하는 판매보수를 챙긴다는 데 의문이 높다..
펀드는 투자자산의 부동산 쏠림 현상을 완화하는 대안이라는 점에서 국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펀드 투자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투자 의욕을 꺾는 고율의 수수료부터 개선돼야 한다. 투자자들도 금융기관의 판촉 활동에 부화뇌동해 ‘묻지마’식으로 펀드에 가입하기보다는 수수료 산정 방식이나 운용 방식을 깐깐하게 따져야 은행들의 판매 관행을 개선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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