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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은 공연예술 CEO '사관학교'

이종덕 성남아트센터 사장등 10여명<br>업계 최고 노하우 바탕 공연계 주도<br>일각선 "모든 공연장 획일화" 지적


이종덕 성남아트센터 사장, 김의준 LG아트센터 대표, 박인건 경기 문화의전당 사장 (왼쪽부터)

김승업 김해 문화의전당 사장, 전종덕 경기문화재단 사무처장, 김주호 서울시립교향악단 사장 (왼쪽부터)

공연예술계에는 '예술의전당 인맥이 공연장을 다 접수했다'는 뼈 있는 농담이 회자되고 있다. 국내 굴지 공연장의 수장들 중 대부분이 예술의전당 출신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국내 공연예술문화를 한 단계 높인 1세대일 뿐 아니라 지금도 현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며 문화산업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게 예술의전당이 문화 최고경영자(CEO)를 배출하는 '사관학교'로 평가 받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들을 '예술의전당 마피아'라고 부르기도 한다. 선망과 질시가 곁들인 이 같은 지적에는 단일 인맥에서 기인할 수 있는 폐쇄적인 구조와 획일화된 문화에 대한 우려도 깔려 있다. ◇전문 수련 거친 문화예술 1세대=현재 국내 공연장업계에서 예술의전당 출신 중 대표이사나 관장을 맡고 있는 이들은 이종덕 성남아트센터 사장과 김의준 LG아트센터 대표 등 무려 10여명에 이른다. 이종덕 사장은 지난 1995년 예술의전당 사장을 지내며 예술행정의 선구자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그와 함께 근무했던 부하직원 중 상당수가 현재 공연장 대표로 활동하며 예술의전당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김의준 대표, 박인건 경기 문화의전당 사장, 김승업 김해 문화의전당 사장을 꼽을 수 있다. 명품 공연장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LG아트센터를 이끈 김의준 대표는 2000년부터 이곳의 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건설업계 출신으로 1984년 특채로 예술의전당에 입사해 예술국장을 지내기도 했다. 능통한 영어실력으로 해외컨설팅 자문에서 탁월한 능력을 인정 받아 LG아트센터 사장으로 스카우트됐다. 김의준 대표와 함께 1984년 특채로 예술의전당에 입사한 김승업 사장도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기획과 예산 업무를 주로 담당했고 기획부장을 거쳐 현재는 김해 문화의전당에서 활동하고 있다. 1984~1985년에 특채로 입사한 전종덕 경기문화재단 사무처장도 예술의전당 창립 멤버로 현재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문화 부문 핵심 브레인으로 일하고 있다. ◇전당 공채ㆍ특채 1기 전성시대=예술의전당 공채 1기는 문화예술진흥원 시절인 1984년 채용한 '선배 공채 1기'와 1988년 개관을 앞두고 재단법인 시절 채용한 '후배 공채 1기'로 나뉜다. 선배 공채 중 안호상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20년 이상 예술의전당에서 재직하며 큰 업적을 남긴 인물. 1987년 공채 중에서는 박민호씨가 3월부터 충무아트홀 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박민호 사장은 공채 1기로 입사해 홍보마케팅팀장ㆍ경영혁신팀장 등을 거쳤다. 김주호 서울시립교향악단 사장도 박민호 사장과 함께 공채 1기로 예술의전당에 들어와 김의준 대표 등과 함께 호흡을 맞춰 일해왔다. 한편 1987년 특채로 들어온 조석준씨는 현재 고양아트센터 대표로, 박인건씨는 경기도 문화의전당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공연계의 한 관계자는 "예술의전당 출신 멤버들이 국내 공연계문화를 선도하며 기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폐쇄적인 인맥으로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과 함께 공연장들이 획일화되는 역기능도 만만치 않다는 비판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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