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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신뢰 회복 막중한 책임 느껴" … 개혁 고삐 예고

채동욱 검찰총장 내정자<br>경제계 특수사건 경험 많고 친화력·업무조정력 탁월<br>조직안정에 무게 둬 낙점

차기 검찰총장으로 내정된 채동욱 서울고검장이 대검 차장 시절인 지난해 4월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에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에 대한 수사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조영호기자

채동욱(54·사법연수원 14기ㆍ사진) 검찰총장 내정자는 검찰 안에서 대표적인 특수수사통으로 꼽힌다.

1995년 전두환ㆍ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사건 수사팀에 합류하면서 특별수사에 처음 발을 들인 채 내정자는 2003년 서울지검 특수2부장 시절 굿모닝시티 분양 비리사건을 수사해 정대철 당시 민주당 대표를 구속시켰다. 또 대검 수사기획관이던 2006년에는 현대자동차그룹 비자금사건을 맡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구속했고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사건 등을 수사하기도 하는 등 경제계 특수사건을 많이 맡았다.

대전고검장으로 근무하던 2010년에는 '스폰서 검사' 추문의 실체 규명을 위한 진상조사단장을 맡아 전ㆍ현직 검사들을 상대로 한 조사작업을 지휘하기도 했다.

자상한 성품의 소유자인 채 내정자는 부드러운 인상과 타고난 친화력을 바탕으로 유관기관 등과의 업무조정능력이 탁월하지만 내적으로는 강단이 있고 선이 굵다는 평을 받고 있다. 리더십이 뛰어나 따르는 후배가 많지만 사적 모임 참석은 자제하는 등 자기관리가 철저한 것으로 소문이 나 있다.

박 대통령이 채 고검장을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선택한 것은 지역안배보다는 조직 안정성 등에 무게를 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초 지역안배 차원에서 호남 출신인 소병철(55ㆍ연수원 15기) 대구고검장이 유력한 검찰총장 후보자로 거론됐다.

그러나 청와대는 채 내정자보다 한 기수 아래인 소 고검장이 총장이 될 경우 14기와 15기의 집단 사퇴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총장 내정자를 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로운 총장이 임명되면 같은 기수나 선배들이 물러나는 것이 검찰의 관례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사법연수원 13기, 김학의 법무부 차관이 14기인 것을 감안하면 조직의 안정을 위해서는 14기인 채 내정자가 15기인 소병철 고검장보다 적격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채 내정자가 한상대 전 총장 사퇴 이후 총장 직무대행으로 검찰개혁 현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점도 인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는 채 고검장이 서울 출신이기는 하지만 원적이 전북이어서 검찰 내에서 호남 인맥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인사청문회 절차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신임 검찰총장이 내정되면서 3개월 넘게 이어진 검찰총수 공백사태도 일단락됐다. 이에 따라 중수부 폐지와 상설특검 신설, 검사장급 이상 직급의 순차적 감축 등 검찰개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채 내정자는 이날 청와대 인사 발표 직후 소감문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검찰의 위기상황에서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더욱 겸허한 마음으로 앞으로 예정된 인사청문회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1959년 서울 ▲서울대 법대 ▲1984년 사시 24회(연수원 14기) ▲1988년 서울지검 검사 ▲1999년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2부장 ▲2001년 대검 마약과장 ▲2003년 서울지검 특수2부장 ▲2005년 부산고검 검사 ▲2006 대검 수사기획관 ▲2007년 부산고검 차장검사 ▲2008년 전주지검 검사장 ▲2009년 법무부 법무실장 ▲2011년 대검찰청 차장검사 ▲2012년 서울고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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