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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이렇게 혁신하라] "야당의 선명성은 독재시대 덕목… 이제 넘어서야"

■ 이부영 새정치 상임고문

비대위 멤버 외부서 영입

체질 확 바꿔야 혁신 가능

계파간 공천권 갈등은 상향식으로 해법 모색을

"야당의 선명성은 독재시대에 필요한 덕목이고 네거티브 정치입니다. 다른 사람은 틀리고 나는 옳다는 식의 이분법적인 논리인 것입니다."

이부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은 3일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전화인터뷰에서 당 체질 개선의 방향성으로 거론되는 선명성과 관련, "야당이 이제는 그것을 넘어서야 한다. 국민에게 일자리 하나를 더 늘려주기 위해 고민하고 외교적인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한미일 군사동맹 등에 대해 고뇌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주문했다. 이 고문은 이어 "국민 입장에서 보면 새정치연합은 현재 (유병언 시신과 관련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 결과만 놓고 고민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며 "그래서 국민들은 야당이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한국이 중국과 미국 사이의 틈바구니에 끼여 불안한 시대에 놓여 있는데 야당으로서 40년 전이나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바뀐 게 하나도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따라 이 고문은 당의 혁신만이 이번 선거의 패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다음 선거까지는 18개월 이상의 시간이 있는 만큼 새정치연합을 철저히 혁신할 수 있는 기회"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비상대책위원회 멤버를 내부에서 충원하는 것보다 외부에서 영입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체질 변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 고문은 혁신의 방향성에 대해 "야당으로서 올바른 담론을 제시하고 방향을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그 동안 야당은 정부 정책과 방향에 네거티브·반대만 하면 됐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뀐 만큼 정부와 여당이 부족하면 야당에서 먼저 담론을 제시하고 대안을 내놓으면서 여당을 끌고 가고 비판을 해야 한다"며 건설적인 비판의 자세를 요구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처한 대내외적인 환경을 보면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세월호 참사로 인한 국가 시스템 개조에 대한 목소리가 크다"며 "미국은 한미일 군사동맹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수십억달러나 되는 생산시설을 중국에 갖고 있는데 과연 야당이 이 같은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얼마나 고민을 했는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목되는 있는 계파 간 갈등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 고문은 "차기 지도부는 다음 총선의 공천권을 쥘 수 있는 만큼 앞으로 각 계파들이 당권을 잡기 위해 무슨 일인들 못하겠느냐"라고 반문한 뒤 "공천권을 위에서가 아니라 아래에서 행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면 계파 간 갈등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충고했다.

이 고문은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세대 교체론'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는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세대교체론을 통해 많은 지도부가 수도 없이 바뀐 결과 지도부를 해낼 인물들이 모두 소진되는 역효과를 충분히 경험하지 않았느냐"며 "세대교체 주장이 나온다면 아마도 486세력이 가장 먼저 얘기할 수 있겠지만 그런 주장을 위해서라면 486 내부에서 한 사람을 추대해 당권과 대권 후보감으로 키워낼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 고문은 특히 "당권과 대권 도전에 나설 만한 사람은 새정치연합의 정치적 자산인데 이런 사람들을 세대교체 명분으로 몰아내면 또 다시 혼란 속에서 사분오열하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반대했다.

그는 내년 1월 이후 선출된 차기 지도부에 대해서도 '새정치연합의 지지층만을 위한 사람'이 아닌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새로운 지도부는 국민 전체를 설득해내고 새로운 시대에 대한 감각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며 "대내외적인 환경 변화 속에서 어떻게 생존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당원을 이해시키고 국민을 이해시킬 때 비로소 수권 정당의 모습을 갖추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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